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극지방 선박 및 플랜트 개발과 해당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속된 고유가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다양한 산업에 걸쳐 극지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극지방 전용 쇄빙선이나 연구선, 소형 특수선만 다니던 항로들이 대형 선박이 지날 만큼 넓어졌고, 새로운 항로도 개척되고 있다.
북극의 경우 빙하가 30년 전보다 60%가량 감소하면서 북극항로(North Pole Route)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졌다.
극동과 유럽을 잇는 북극항로는 수에즈운하나 파나마운하를 경유하는 것보다 거리가 짧아 항해일수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한국과 유럽을 오갈 때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약 40%에 가까운 항해거리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북극항로는 여름철에도 극지방 전용 쇄빙선이 앞장서 길을 뚫어야하기 때문에 뒤따르는 선박의 종류나 크기도 제한돼 왔다.
최근 극지방 얼음의 녹는 범위와 속도가 증가하면서 조선업체들도 극지방용 선박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세계 최대 규모인 19만톤급 쇄빙상선을 선보였다. 새롭게 개발된 쇄빙상선은 기존 쇄빙상선보다 2배 이상 수송능력과 운항 속력을 갖췄으며, 1.7m 두께 캐나다 빙해에서도 6노트(약 11km/h)로 운항할 수 있다. 또한 연료 효율도 5% 이상 높다.
지난해에는 STX조선해양과 STX유럽은 극지운항용 쇄빙셔틀 LNG선과 대형 쇄빙 컨테이너선을 공동 개발했다. 극지운항용 쇄빙셔틀 LNG선의 경우 1.5m 두께 얼음을 깨고 단독으로 운항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7년 세계 최초 극지운항용 양방향 쇄빙유조선을 건조하며, 극지용 특수선박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양방향 쇄빙유조선은 추진기를 전후 180도 조정할 수 있어, 얼음산맥에 막혀도 새로운 항로를 찾아갈 수 있고,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자원개발을 위한 해양플랜트 및 특수선 분야도 기술개발과 수주 작업이 한창이다.
삼성중공업이 극지용 드릴십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극지용 드립십은 혹한에 대비해 전 기자재에 열선이 설치됐으며, 최첨단 위치제어시스템으로 극지에서도 안정적인 시추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극지용 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관련 기술개발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국영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츠베즈다 조선소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법인을 통해 극지용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생산하고, 현지 자원개발 사업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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