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27일 북미 시장 점검을 목적으로 보름간 출장길에 올랐다. 출장 기간 동선은 일본 도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 그리고 코닝 본사로 이어진다.
이 회장은 현지 법인 관계자 등을 만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IT 기기와 TV, 냉장고 등 생활가전 판매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는 게 삼성 인사들의 귀띔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18~24일 캐나다, 미국, 멕시코를 방문했고 지난달초에는 덴마크와 스위스, 폴란드 등 유럽을 찍었다. 이어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인 IFA에 참석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까지 돌아봤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체코 노소비체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 이어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현대·기아차 유럽판매법인을 찾아가 업무 보고를 받았다.
정 회장은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에 이어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유럽 재정위기로 현지 자동차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현지 경제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판매전략과 품질을 재점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특히 유럽 방문기간 현지 임직원들에게 지금의 유럽 경제위기에 불안해 하지 말고 유럽 전략형 신차를 앞세워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을 당부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도 글로벌 행보를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터키에서 압둘라 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를 만나 철강제품 관세 면제 혜택 문제를 논의하고,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착공을 계기로 자원개발 공동 협력 가능성도 타진했다.
파키스탄도 찾아 알 투와르키그룹과 투와르키 스틸밀(TSML)사 지분 15.34%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비즈니스 성과를 거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도 해외 진출에 몸을 사리기보다 역으로 더 활발히 해외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에서 해외 현장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초 중국 선양(瀋陽)을 찾아 호텔, 백화점, 대형마트, 놀이시설을 한데 모은 대규모 복합단지 조성 사업을 챙기려 현지 정부 관계자를 만나고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해외에서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허 회장과 8개 자회사·계열사 사장단 13명은 중국 산둥성(山東省) 칭다오(靑島)의 한 호텔에서 세계경제 위기해법을 논의하고, 현지 GS칼텍스 주유소 현장과 인근 석유화학시설을 둘러봤다.
지난해 5개 대륙 12개국을 방문하며 지구를 한 바퀴 반 이상(약 5만5000km) 돈 강덕수 STX 회장은 최근 하이닉스 인수 추진을 중단하면서 다시 글로벌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강 회장은 중국 다롄(大連)의 STX다롄을 방문해 생산 현장과 경영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STX유럽의 조선소들이 위치한 유럽 지역으로 날아가 수주 전략 및 실적 등을 보고받았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지난달 28-29일 한일경제협회 주최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 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세계 경제위기 속 양국의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주재했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 세계적인 경제 불안까지 이중고에 시달리는 건설업계의 CEO들도 돌파구를 찾아 해외로 뛰고 있다.
허명수 GS건설 사장은 8월에만 싱가포르와 우즈베키스탄으로 두 차례 출장길에 올랐으며 이달 중순에도 베트남을 찾아 공사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올해 수주목표 16조2000억원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김창희 현대건설 부회장도 지난달 15-18일 베트남에서 팜레탱 베트남전력청 사장과 14억6200만달러 규모의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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