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90원 오른 11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미 연휴 동안 쌓여있던 악재들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전 거래일보다 21.90원 급등한 1200.00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이어 개장 초반 1208.20원까지 상승해 지난해 7월 22일 장중 1210.00원을 기록한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전일 그리스가 재정 감축 목표치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는 발표에 따라 디폴트 우려가 재부각된 여파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리스는 지난 3일 의회에 보낸 예산안을 통해, 올해와 내년의 재정적자 규모가 당초 목표치보다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재정적자 규모의 경우 정부 목표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7.6%지만 실제로는 8.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그리스의 국가 부도가 가시화되면서 뉴욕증시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이밖에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하회하고 미국의 개인소득 감소 등이 겹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역외 세력이 집중적으로 달러 매수세에 나선 데 따라 환율이 급등한 것이다.
이날 환율이 1200원선 아래로 장을 마감한 것은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에 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외환보유고 사용에 따른 한계 때문에 이같은 개입은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개입이 환율의 상승폭을 제한하거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외환보유액을 사용해야 하는만큼 물량 투입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열리게 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되면 달러화 강세가 또 한번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유럽안정기금(EFSF) 증액안 표결 결과, 그리스 실사 결과, G20 재무장관 회의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과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후 3시 47분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1556.43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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