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영TV는 이날 저녁 카이로 도심 국영TV 방송국 주변에서 콥트 기독교인 수천명이 최근 아스완 지역에서 교회가 공격당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군인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군인과 시위대 등 최소 19명이 총에 맞거나 양측간 충돌로 숨지고 15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이집트 보건 당국은 전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2월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퇴진한 후 벌어진 최대 규모의 유혈 사태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목격자들은 시위 군중 일부가 병사들의 무기를 빼앗아 총부리를 군인들에게 향했으며 시위대가 병사들에게 돌멩이와 병을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또 경찰의 진압에 맞서 순찰차에 불을 질렀으며, 양측 간의 충돌이 벌어진 현장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기독교도와 군인 간 충돌은 카이로 중심가의 타흐리르 광장 근처와 그 주변까지 번져 수천명이 이 충돌에 가담했다.
이번 사태로 인구 1천800만 명이 사는 카이로의 혼잡한 도심에선 대규모 교통체증이 유발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위대는 이집트 남부 아스완의 교회가 누군가에게 공격당한 것을 두고 무스타파 알 사예드 아스완 주지사의 경질과 교회 재건축 등을 요구하던 중이었다.
알 사예드 주지사는 기독교인 수가 적은 이 마을에 이미 교회가 있고, 숙박업소가 들어설 장소에 교회가 지어진 만큼 이 교회가 불법 건축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해당 마을의 이슬람교도들은 당시 이 교회를 파괴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3월에도 이슬람교도와 콥트 기독교인 사이에 유혈 충돌이 벌어져 10여 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다치는 등 종교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독교 분파인 콥트교의 교인 수는 이집트 전체 인구 8천만 명 중 10%를 차지하며, 이들은 다수 이슬람교도에 비해 사회, 경제적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