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덱시아 은행을 3개국 내 사업부문 별로 분할 매각하는 절차가 곧 시작될 전망이라고 벨기에 언론이 보도했다.
부실 자산은 따로 모아 3개국 정부가 보증하는 ‘배드 뱅크’로 만들어진다.
덱시아는 그리스발 채무위기 이후 유로존 핵심 국가 은행 중 첫 ‘희생타’가 되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에 이어 또다시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3개국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회담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모든 관계 당사자들이 집중 논의해 덱시아 은행의 처리 방안에 합의했으며, 이날 중 열릴 덱시아 이사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구체적 합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덱시아 은행 대변인은 이날 오후 이사회에서 처리 방안이 통과되면 당일 저녁 또는 10일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전모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정부는 덱시아의 벨기에 내 소매금융 자회사인 ‘덱시아 뱅크 벨기에(DBB)’의 주식을 프랑스로부터 전량 매입해 별도 기업으로 분리키로 했다.
디디에르 라인데르스 벨기에 재무장관은 DBB를 국유화한 뒤 “최소 3~5년이나 그 이상 정부가 관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 6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벨기에 측의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DBB 인수가격은 30억 ~ 75억 유로로 추정돼 왔다. 협상 과정에서 벨기에가 당초 제시한 가격이 너무 낮다면서 프랑스 주주들이 거부했으며, 도이체방크 등 관심을 보이는 외국 업체들에 넘 길 것을 검토한다는 소문도 나왔었다.
프랑스 지방자치단체 대출을 전문적으로 해왔던 ‘덱시아 크레디트 로칼(DCL)’은 프랑스 공기업들이 인수한다. 국영투자기금인 예금공탁금고(CDC)와 우체국은행이 800억유로를 떠맡고 새로운 독립회사를 만들되 프랑스 정부가 보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덱시아의 룩셈부르크 내 소매금융 자회사인 ‘인터내셔널 뱅크 인 룩셈부르크(IBL)’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수해 대주주가 되고 룩셈부르크 정부는 소액주주로 남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카타르 국부펀드가 9억 유로에 인수하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경제지 레코가 전했다.
프랑스와 벨기에 양국은 또 부실자산을 따로 모아 정부가 보증하는 ‘배드 뱅크’를 설립키로 했다.
배드 뱅크에 대한 보증비율은 프랑스와 벨기에가 65대 40 또는 65대 35로 배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경제지 레코는 보도했다.
벨기에 정부는 프랑스의 보증비율을 높이려 하는 반면에 프랑스 정부는 그럴 경우 자국의 국가신용등급(AAA)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잇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배드뱅크로 넘겨질 부실자산은 1천200억 ~ 1천90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말 현재 덱시아의 총 자산은 5천180억 유로다. 이는 그리스 은행들의 총자산과 비슷한 규모이며,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의 모든 은행들의 자산 보다 더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덱시아가 도산하면 프랑스 등 3개국 뿐만 아니라 유럽의 수많은 은행과 정부가 연쇄 타격을 받게 된다. 덱시아 지원에 따른 부담으로 벨기에와 프랑스 정부의 국가신용등급도 떨어질 수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3개국 정부와 중앙은행, 덱시아 이사회가 마련하는 구체적인 해법에 따라 이 같은 위험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또 알짜 사업의 매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금 규모와 매각 속도가 사태 해결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IBL과 터키 내 자회사인 데니즈방크, 덱시아 자산관리(DAM), 캐나다와의 합작기업 등은 분리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 양국은 덱시아에 6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투입했다. 또 1천500억 유로의 보증을 벨기에가 60.5%, 프랑스가 36.5%, 룩셈부르크가 3.5%의 비율로 분담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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