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망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친아버지 압둘파타 존 잔달리(80)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에 대한 생각과 관계에 대해 털어놓았다.
잔달리는 잡스가 죽은 뒤 “할 말이 없다”며 언론 인터뷰를 거절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더는 자신의 얘기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인터뷰에 응했다고 WSJ는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잔달리는 “지난 5일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잡스의 죽음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잡스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충격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잔달리는 잡스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안 것은 2005년께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를 기억할 수 없다”고 했지만 “충격이었다”고 돌이켰다.
그 후 잔달리는 애플의 신제품을 출시할 때 잡스가 연설하는 장면 등을 온라인으로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는 잡스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알고 나서 몇 번 이메일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잔달리는 “왜 이메일을 보냈는지 모르겠다”면서 “아마 건강 얘기를 듣고 나쁜 생각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잔달리는 그러면서 “잡스에게는 잡스의 생활이 있고, 나는 내 생활이 있었다.
우리는 접촉하지 않았다”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잔달리는 지난해에 주기적으로 잡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생일을 축하한다”, “건강을 빨리 회복하기를 빈다” 등의 간단한 내용이었다.
잡스가 답장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잡스의 가족과 가까운 한 인사는 “잡스가 답장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잔달리는 “짧은 답장을 2번 받았다”고 했다.
가장 최근의 답장은 잡스가 사망하기 6주 전에 도착했다. “감사합니다”가 전부였다고 잔달리는 전했다.
그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 떠 있는 잡스의 20대와 30대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나하고 닮았다”고 말했다.
잔주름이 있는 눈, 벗겨지기 시작한 머리 주변의 흰 머리카락을 가진 잔달리의 외모는 잡스와 비슷하다.
잔달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잡스처럼 지적 능력과 고객의 욕구를 이해하는 본능을 가졌다고 말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잡스는 신제품으로 대중을 열광시키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잔달리는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잔달리는 “기술적 지식이 없지만 신제품이 나오면 빨리 구매하는 얼리 어답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처음이자 유일한 컴퓨터가 애플 제품이고 아이패드와 함께 모든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샀다고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도 있다고 했다.
잔달리는 위스콘신대 대학원에 재학 중일 때 잡스의 어머니 조앤 심슨을 만났다. 심슨은 1954년 잡스를 임신했지만 잔달리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다음해에 태어난 잡스를 입양시켰다.
리노의 네바다주립대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다 사업가로 변신해 요식, 관광, 카지노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잔달리는 지난 8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잡스를) 입양 보낸 것은 실수였다”면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인터뷰를 끝내고 떠날 때 잔달리는 손에 쥔 아이폰을 흔들어 보이면서 “스티브 잡스는 천재였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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