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은 올해 7월 1일부터 소급적용해 임금을 2년간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2009년 이전 수준으로 맞추도록 했다.
이에 신입직원들은 지난 2년간의 삭감분 반환 등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또 기존 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줄여 충당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면서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 2009년부터 임금이 20% 삭감된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 2009년 2월 이후 채용된 신규직원의 임금을 총 인건비 내에서 기존직원보다 높게 인상해 격차를 조정하라는 가이드라인을 공공기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산은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 및 시중은행이 해당 가이드라인을 속속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임금격차 조정 완료 시점에서의 대졸초임(1년차)은 2009년 2월 이전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못박은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신입 직원들은 “올해 7월부터 소급적용에 2009년 이전 임금 수준을 2년동안 맞춘다면 결국 지난 2년간 임금을 날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최초 삭감부터 소급적용하거나 기존 삭감분을 반환하지 않는다면 달라진 게 무엇이 있나”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 A은행에 입사했다는 김희진(가명, 29) 씨는 “금융권 연봉이 높다고 하지만 연봉이 많다고 여겨지는 은행의 신입직원 실수령액이 180만원이고 가장 낮은 데는 120만원을 겨우 받는 실정”이라며 “입사 후 1년간 신입직원 임금에 대해서는 말만 무성할 뿐 실질적인 개선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기존 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삭감해 재원을 충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대부분이다.
2009년말에 B은행에 입사했다는 김현수(가명, 30) 씨는 "아예 임금 회복에 관해 얘기를 꺼내기도 어려운 분위기"라며 "사실상 근무를 계속하려면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상 시중은행은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각 은행마다 노사 간 교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도 최근 "신입직원 임금 원상 회복에 드는 재원은 310억원이면 된다"며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문제는 산은 등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이다. 금융공기업은 공공기관의 평균 임금 인상률인 4.1%를 맞추면서 해당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기은 관계자는 "국책은행인만큼 가이드라인을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현재 어떻게 적용할 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사용자 측에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임금격차 조정은 기관의 특성에 따라 단계별로 추진한다'는 부분을 넓게 해석해 최대한 내년까지 이 문제를 끌지 않도록 하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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