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16개 국가의 구매관리자들에 대한 설문을 바탕으로 이머징마켓 지수(EM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이머징 마켓 EMI는 전분기(54.2)보다 하락한 51.9를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해당 조사가 실시된 2005년 4분기 이후 4번째로 낮은 수치다.
HSBC는 “선진국 수요 둔화로 본 조사의 대상이 된 거의 모든 이머징 마켓에서 생산이 둔화됐다”며 “제조업체들은 잔존수주를 이행하면서 기존 제조 활동 수준을 유지했으나, 생산량 감소로 인한 여분의 생산능력은 근 시일 내에 고용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간 이머징 마켓의 생산 증가율은 9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제조업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 브라질의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급락했으며 터키와 이스라엘은 예외적으로 성장률이 올랐다.
또한 체코,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 에미리트를 제외한 이머징 마켓 전 지역에서 신규 수출 주문량이 줄어 9분기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HSBC는 이번 EMI 조사 결과는 이머징 마켓 전반의 긴축 기조로 인해 가격 상승 압력이 둔화됐음을 추가로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구매비용 상승률이 4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생산 가격 상승률도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 모두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신규 주문 상승률 둔화에 따라 기업들이 잔존수주를 이행해 활동 수준을 유지하면서 고용이 9분기만에 최저치로 둔화됐다.
서비스 부문의 활동 증가율 역시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향후 1년간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치는 해당 조사 실시 이래 3번째로 낮았다.
스티븐 킹 HSBC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로 정책을 융통성있게 운용할 여지가 다소 확대됐지만 이머징 마켓이 2008년과 2009년과 유사한 규모로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이머징 마켓이 선진국 시장의 고질적인 약세를 충분히 상쇄할 가능성은 갈수록 적어지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이머징 마켓의 견조한 경제 펀더멘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2011년과 2012년에 모두 3% 미만에 그칠 것임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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