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패트롤] 론스타와 함께 한 8년 간의 '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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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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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2조원에 사들이며 한국에 진출한 지 8년이 지났다.

1990년대 들어 국내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수없이 많은 외국계 투자자가 들어왔다가 나가기를 반복했지만 론스타 만큼 국민들에게 깊이 각인된 투자자는 없었다.

아쉬운 것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유독 강조돼 왔다는 것이다.

론스타는 국내에 들어와 외환은행 경영을 맡은 후 지금까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도 수천억원을 더 벌었다.

여기에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지분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약정한 매각대금 4조6888억원을 모두 받을 경우 결과적으로 5조원 가량의 차익을 챙기게 되는 셈이다.

론스타는 미국 국적의 사모펀드(PEF)다. 미국 텍사스주를 기반으로 자금을 모아 전 세계를 무대로 헐값에 나온 부동산과 기업 등을 사들인 후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수익을 올린다.

사모펀드는 고수익 창출이 존재의 이유다. 특히 론스타와 같이 엄청난 자금력을 지닌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론스타에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수식어가 ‘먹튀’다.

론스타는 투자 원금의 2배가 넘는 마진을 남기게 됐다. 이는 서민들을 상대로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린 후 고배당을 실시해 수익의 대부분을 론스타가 챙겼기 때문이다.

은행의 공익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태다.

수익 극대화에 주력하다보니 지난 8년 동안 외환은행은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인재를 육성하고 장기 투자에 나서는 데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외환 전문 은행이 외국계 사모펀드의 ‘캐시카우’로 전락하고 말았다.

수많은 논란을 뒤로 하고 어쨌든 론스타는 한국을 떠나게 됐다.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이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한 데 이어 이날 론스타가 재상고를 포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대주주 지위를 상실한 론스타에 지분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게 되면 보유 지분 51% 가운데 10%를 초과하는 41%를 팔아야 한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론스타에 징벌적 지분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다.

론스타를 떠나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은 하나금융과 론스타와 가격 재협상을 통해 론스타가 가지고 나갈 차익을 줄여보는 것이다.

최근 외환은행 주가가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론스타에게 제시한 가격은 지나치게 높다. 론스타의 유죄가 확정된 만큼 외환은행 매각 지연의 책임도 론스타에게 있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론스타를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지분 매각 시한을 짧게 제시하는 방식으로 측면 지원에 나설 수 있다.

론스타 사태는 자금난을 이유로 우량 기업을 외국계 투자자에게 넘겨줬을 경우 어떤 폐해가 생길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정부와 금융권이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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