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권 일대 주상복합 단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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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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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층 인기 시들..경기 침체 맞물려 수억원 ↓

서울 강남구 역삼동 쌍용 플래티넘밸류 단지 입구 주변 모습.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주상복합 장점이요? 은행 같은 편의시설이 단지 바로 밑에 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어요. 물론 고객들한테는 그렇게 말 못하죠”(도곡동 T부동산 관계자)

세련된 외관으로 한 때 인기를 끌었던 주상복합 아파트가 거래량 부진, 매매가 하락 등으로 침체의 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속형 주택을 선호하는 최근 추세와 경기 침체에 맞물려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어서다.

지난 16일 오후 1시께 고급 주상복합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찾았다. 지하철 3호선 도곡역 바로 옆에 위치한 타워팰리스1~3차는 밑에서 올려다보면 고개가 아플만큼 높은 마천루를 형성하고 있었다.

타워팰리스2차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중식당, 금은방 등이 들어선 타워팰리스1차와 264m 높이를 자랑하는 타워팰리스3차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타워팰리스3차 단지 전경.

타워팰리스 인근 T부동산 관계자는 “2002년 입주가 시작할 무렵에만 해도 초고층에 관심이 많았지만 살아본 사람들은 오히려 너무 높은 층수를 불편해한다”고 전했다.

단지 바로 옆 J공인중개업소 사장은 “1~3차 가격은 비슷한 수준으로, 전용 85㎡의 경우 금융위기 전인 2006~2007년께는 최고 15억원대까지 올라갔지만 현재 매매가는 평균 12억~13억원대”라며 “1차는 입주 10년차에 접어들어 노후화가 진행되며 선호도도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공인중개업소 직원은 “이 곳에 살던 부유층들은 수도권 고급빌라나 반포자이, 도곡렉슬 등 인근 인기 아파트로 옮기고 있다”며 “아직도 이쪽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타워팰리스란 ‘이름값’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타워팰리스 건너편에 위치한 또 다른 주상복합 대림 아크로빌의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이 아파트 전용 130㎡의 평균 매매가격은 13억원대로 타워팰리스 같은 면적형보다 1~2억원가량 낮다. 입주시기가 오래돼 하자보수도 잦고 브랜드 파워도 밀리는 편이라고 현지 공인중개사는 귀띔했다.

같은날 찾은 강남역 인근 주상복합 쌍용 플래티넘밸류는 타고난 입지를 밑천으로 간신히 하락세를 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 밀집지역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고, 단지 저층부는 각종 상가로 가득찼다.

단지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 115㎡는 6억5000만원대로 계속 비슷한 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입지가 우수할 뿐 단지 자체는 큰 매력이 없다”며 “공원도 있는 넓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하지 누가 요즘 이런 답답한 곳으로 이사 오겠냐”라고 털어놨다.

이날 돌아본 강남권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주상복합의 가장 큰 단점으로 낮은 전용률과 환기 등 불편한 주거환경을 들었다. 커뮤니티 같은 내부시설이 장점이었지만 대규모 조경과 첨단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아파트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경쟁력도 떨어진다.

주상복합만 취급해왔다는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몇년간 주상복합 공급 붐은 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상복합의 인기에 편승한 면이 있다”며 “사실상 주상복합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시세가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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