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는 외화표시 신용등급으로 따지면 멕시코· 러시아와 같은 수준이다.
S&P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제금융센터가 주최한 '한국 신용등급 전망 : 정부, 은행 및 기업 세미나'를 개최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이론적으로는 A에서 BBB+까지 갈 수 있다"면서도 "BBB는 가장 좋은 상황을 가정했을 때 최저 등급으로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S&P는 피치, 무디스와는 달리 신용평가 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게 반영한다. 현재 S&P가 부여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등급으로 무디스와 피치보다 한 단계 낮다.
킴엥 탄 S&P 정부 및 공공기관 신용평가 담당 상무는 "한반도 통일 이후 3년 6개월만에 한국은 순채권국에서 순채무국으로 바뀔 것"이라며 "내년에 통일이 된다고 가정하면 2012~2014년 부채는 일반 재정수지의 4.2%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킴엥 탄 상무는 "올해 1인당 GDP는 2만2800 달러지만 통일이 되면 내년에 1만2560 달러까지 하향 조정될 것" 이라고 말했다.
수출 감소로 경상수지 적자도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2012~2015년 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5.7%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독일의 경우 통일 전 경상수지 흑자가 GDP대비 4%였는데 통일 이후에는 2% 적자로 돌아섰다"며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실현이 된다 하더라도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나는 것을 외채로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 신용평가와 관련해 S&P는 한국의 자동차, 정유ㆍ화학산업의 신용전망은 ‘안정적(Stable)’인 반면, 철강과 하이테크 산업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권재민 S&P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 신용평가 담당 전무는 "자동차 산업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증대로 신용평가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수요 침체 가능성과 원료가격의 구조적 상승, 경쟁심화 등으로 철강과 하이테크 산업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에 비해 투기 비중이 낮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신흥국과 미국의 투기등급 비중은 각각 55.8%와 51.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투기등급 비중(BB등급과 B등급의 합)은 6.0%에 불과하다. 또 A등급 비중이 60%로 높은 편이다.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당국 감시를 강화하는 '도드-프랭크 법'과 '바젤Ⅲ'가 국내은행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테쉬 마헤시와리 S&P 금융기관 신용평가 담당 전무는 "한국 대형은행의 평균 유동성커버리지비율과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은 각각 76%와 93%로 글로벌 대형은행 평균치 83%, 93%를 하회한다"며 "유동성 규제 부문에 있어서는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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