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오는 27일 상임위에서 비준안을 처리한 뒤, 오는 28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나 늦어도 내달 초에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복안이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는 일방적 강행처리에 물리적 충돌을 불사하고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 이어지며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는 18일 오는 20~22일 사흘에 걸쳐 ‘끝장토론’을 진행하고 이 일정도 모자란다고 생각될 경우 추가 일정을 잡기로 했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를 통해 이같이 밝힌 뒤 “토론 양식은 여야 간사 양식을 따르되 참석자들이 충분히 토론에 임할 수 있는 기회와 양식을 짜서 발언권을 충분히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여야 입장차이가 쉽게 좁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회의에서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면 바로 한미 FTA를 정리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가 끝나는 10월역 한미 FTA를 꼭 처리할 것”이라고 이달 내 비준안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에서 미국 의회의 FTA이행법안 통과를 빌미로 우리 국회도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하고, 일부에서는 강행처리를 공언하고 있다”며 “한미 FTA의 독소조항을 제거해서 이익의 균형을 바로잡고 농수산업,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산업보전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기 전에는 결코 비준안 통과는 없다는 민주당의 원칙은 확고부동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이날 여야간 끝장토론 일정 합의에 앞서 외통위 전체회의는 일방적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하며 파행을 빚어 비준안 처리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의 골’을 대변했다.
전날 비준안 처리를 위해 ‘끝장토론’을 벌이기로 했던 여야는 의견차이로 무산된 토론을 이날 개최키로 했으나 여당의 일방적 처리를 우려한 야당 위원들이 전체회의를 막아선 것.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으나 여야 소속 위원 간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여야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갈등이 지속될 경우 향후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끝장토론’ 일정을 다시 공지한 남 위원장은 야당 위원들이 점거를 푼 위원장석에 앉아 “충분히 대화와 토론을 하겠다고 말했고 절대로 물리력을 동원해 강행처리하지 않겠다고 말했음에도 위원장석을 강제 점거한 것은 오늘까지만 용납할 것”이라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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