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금융투자업계에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예컨대 어느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나 리서치 어시스턴트(RA)가 이직할 때는 이직 후 3개월간 보고서 제출을 못하게 막는 것이다. 무분별한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 영입에 따라 손해를 입는 증권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실컷 RA를 키워서 애널리스트를 시킬 정도가 되면 다른 증권사들이 높은 연봉을 불러 영입해 간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리고는 전 증권사에서 배운 그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시장에 제출한다고 한다. 결국 이직 전 증권사에서 배운 것을 이직 후 다른 증권사에서 써먹는 것이다. 이것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신임 리서치센터장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해당 증권사의 센터를 재정비하기 위해 관련 인력의 유출입이 많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8명이 넘는 인력이 보충됐다. 그 결과 간판급 스타 애널리스트는 물론 착실하게 일해온 3~4년차의 유능한 RA까지 영입대상이 됐다. 이 영향으로 일부 증권사에서는 애널리스트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인력 부족도 문제지만 사실 대다수 증권사들의 불만은 몇 년씩 공들여 키운 애널리스트들이 이직 후 그전에 배운 것을 다른 회사에서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직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키운 것에 대한 일정 보상이라도 주어져야 한다. 키운 것에 대해 비용을 지급하게 하는 것이 과도하다면 이직 후에 해당 애널리스트는 3개월가량 보고서 작성을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시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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