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고민...롯데百 모스크바점, 해마다 적자폭 쌓여

  • 입점 업체 절반 이상 퇴점… "매출 실망스러운 수준"<br/>2008~2010 회계연도 3년 연속 적자

(아주경제 임재천·홍성환 기자) 롯데백화점의 첫 해외 점포인 모스크바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점 당시 입점했던 국내 업체들도 절반 이상 퇴점한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지점은 개점한 이후 해마다 적자를 기록 중이고, 찾는 고객들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9월 업계 최초로 모스크바에 '롯데 플라자'를 열었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롯데 플라자가 모스크바에서 가장 요지인 '신아르바트거리'에 자리 잡은 것으로도 충분히 성공했다"며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개점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기대가 무너졌다.

실제 모스크바점에 입점했던 국내 업체 27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개 점포가 이미 퇴점한 상태다. 2개 업체는 파산, 브랜드 자체가 없어졌다. 현재 확인이 가능한 기업들 가운데 롯데제과를 제외하고 3개 업체만 현지에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점한 업체 관계자는 "당시 호텔공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준비 없이 현지에 진출에 상당히 고전했다"며 "결국 매출이 신통치 않아 퇴점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점은 실적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스크바점 지분을 100% 보유한 롯데 유럽홀딩스(Lotte Europe Holdings B.V.)는 2008~2010 회계연도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 유럽홀딩스는 롯데그룹 러시아법인 ZAO Lotte Rus(호텔)·Lotte KF Rus LLC(과자판매)·Lotte Shopping Rus LLC(백화점)·Confectionary Rus Kaluga LCC(과자제조) 등 4곳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롯데 유럽홀딩스는 지난해 405억원 순손실을 입었다. 앞서 2008~2009 회계연도에도 순손실이 각각 673억원·287억원이었다.

롯데 유럽홀딩스 지분은 작년 말 기준 롯데제과가 31.66%·롯데쇼핑이 30.81% 등 롯데그룹이 모두 87%를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쇼핑은 각각 331억원·1505억원씩 들여 이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 유럽홀딩스 지분의 평가액은 지난해말 현재 943억원이었다. 최초 지분 취득금액보다 560억원 넘게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다.

박홍식 신한회계법인 회계사는 "지분법 평가액이 줄었다는 것은 영업성과가 좋지 않아 보유 주식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지난 2009년에도 롯데 유럽홀딩스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1000억달러에 대해 지급보증을 섰다. 이에 작년 5월 대출 기한이 만료되면서 채무자를 롯데백화점 러시아 법인으로 변경하고 보증기간을 2013년 5월13일까지 연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에서 모스크바점을 입에 올리는 것이 금기시 되는 분위기라고 들었다"며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그룹 측에서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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