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6일 오후 월계동을 방문해 "방사능이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소량이라 하더라도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게 서울시의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인근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겠다. 오염된 아스콘이 어디서 유입됐는지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고 어느 지역에공사됐는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과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원전특위 위원장 등 시민단체 관계자가 함께했으며 지역 주민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박 시장은 또 "방사능 조사에 대한 공적인 권한과 의무가 없는데도 시민이 직접나서 측정하고 신고한 것은 의미 있는 사건”이라며 “이상치를 처음 측정해 신고한 시민을 표창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은 시민 안전과 관련해 협치의 중요성을 깨닫는 전환적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공무원이 넓은 지역을 모두 커버하기 어려운 만큼 시민과 함께하는 '위키피디아식 행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월계동에서 65년 넘게 살았다는 한 주민은 박 시장에게 "문제가 된 아스팔트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채 새 아스팔트를 덧씌울까 봐 걱정된다"며 "인체에 해가 없다고는 하지만 여기서 오래 산 주민들은 모두 불안해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에 "불안해하는 시민이 많으니 공사 과정과 결과를 상세히 공개하는 설명회를 여러차례 열도록 하라"고 담당 공무원에게 당부했다.
이날 박 시장은 현장보고를 받고 주민 의견을 들은 뒤 아스팔트 제거 공사가 끝난 907 일대 이면도로를 둘러봤다. 박 시장은 휴대용 계측기를 직접 들고 아스팔트가 제거된 지점의 바닥을 측정하자 대기 중 평균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당 0.2μ㏜의 방사능 수치가 나왔다.
그러나 샘플로 남겨둔 문제의 아스팔트 조각을 측정한 결과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는 시간당 2.7μ㏜의 방사능이 기록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방사능 수치가 인체에 해로운 수준인 500마이크로시버트에 턱없이 못 미치는 1.4~3.0 수준이어서 역학조사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다"며 "시장이 지시한 만큼 시의 보건 파트가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협력해 구체적인 조사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불안을 씻어주자는 차원의 현장 지시인 만큼, 주로 아스팔트에서 장시간 뛰어 노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은 방사능 이상 수치를 처음 발견한 '차일드 세이브'를 가리키며 "공적인 권한과 의무가 없는데도 직접 나서 방사능 측정하고 신고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표창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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