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돌연사의 위험을 줄이겠다는 일념으로 온종일 무거운 골프백을 메고 홀컵을 공략하는 바보같은 남자. 미국 애틀랜타 남서쪽 피치트리 시(市)에 사는 지미 대니얼(41)의 이야기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은 10일(현지시간) 이 괴력의 사나이가 마침내 이틀 전 연간 최다 라운드 출전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대니얼은 8일 현재 612라운드, 홀 기준으로는 1만1천1홀을 돌아 종전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4월25일부터 197일 연속, 하루 평균 3라운드를 걸어서 세운 대기록이다.
신기록 수립을 위해 처음에는 약 하루 14시간, 4라운드를 돌았지만 점차 골프의 특성을 알게 되면서 10시간30분으로 라운딩 시간을 줄였다.
단지 기록을 위해 한 코스를 반복해서 돌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 6개월여 동안 그가 찾은 골프장만 20개가 넘는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그동안 골프 신발 6켤레, 장갑 65켤레가 닳았고 공은 셀 수 없이 잃어버렸다.
대니얼이 골프에 입문한 것은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2006년 유명을 달리한 아버지를 포함해 가족 중 9명이 심장병으로 숨졌고, 그 역시 갑상선 이상으로 심장병에 걸릴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자 “운동으로 살아남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처럼 심장병 유전자가 있는 사람과 환자에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골프였다.
그는 미련없이 음악기업 매니저 일을 그만두고 ‘그린의 가슴’(Heart of the Green)이란 자선재단을 설립했다. 지역사회와 업체들을 상대로 심폐소생기(CPR) 사업에 투자하도록 설득하는 한편 CPR 캠페인 홍보 차원에서 그 자신이 직접 골프 그린에 나섰다.
그는 홀마다 골프공을 바꾸는데 쓴 공은 자선 경매에 부치고 있다. 그는 운동 1주년이 되는 내년 4월24일까지 1천 라운드, 1만8천개 홀을 돌파한 뒤 ‘스크램블’ 방식의 전국 토너먼트 대회를 열겠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그는 현재 체중이 10㎏ 가까이 줄고 갑상선 이상증세가 완화되는 등 골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그러나, 많게는 한 골프장을 100번 이상 돌았는데도 스코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주 공이 잘 맞는 날에는 70타 후반을 기록하지만 110타 이상을 기록하는 날도 많다. 스코어 욕심 때문에 초반에는 타수를 줄여서 기재하거나 공을 남몰래 좋은 곳에 옮겨놓고 치는 등 ‘반칙’을 저지른 일도 많았다.
하지만 골프 규정에 스스로 철저해질수록 타수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깨닫고 양심을 지키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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