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이명박 대통령-민주당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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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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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이 대화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측은 협상을 거부한 채 지루한 힘겨루기만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정당 대표들을 만나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당초 지난 11일 오후 국회를 찾아 박희태 국회의장이 주선하는 형식으로 여야 대표들과 만날 계획이었지만 민주당이 "밀어붙이기를 위한 명분 쌓기"라면서 면담을 거부한 데 이어 박 의장이 회동 날짜를 15일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자 이를 수용했다.
 
문제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 모두 진정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미국 의회가 FTA를 비준하자 한국 의회도 처리해야 한다면서 정치권을 압박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점거되는 등 진통을 겪는 과정에서 여권에선 이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직접 설득하라는 주문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한나라당의 강행처리, 박희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등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결국 이런 정치행위를 여당이 거부하자 대통령은 '급한 불을 끄겠다'는 식으로 '깜짝 국회' 방문을 감행하는 것이다. 여당 고위 관계자도 "우리도 초대받는 입장이다. 이전에는 협상과 관련해 아무런 말이 없어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우리도 모른다"며 당황해했다.
 
제1야당도 대화를 거부하면서 대통령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FTA 비준안을 처리하자면서도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일종의 '소수당 콤플렉스'를 앓고 있다. 소수당이면 힘이 없기 때문에 상임위를 점거하거나 국회의 의사진행을 방해해도 된다는 자기합리화다.
 
각 정파는 싸워도 된다.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도 된다. 그러나 FTA나 민생입법을 볼모로 한 싸움이라면 국민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 그러면 국민들은 선거로 이들을 심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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