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장기간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받아주겠다며 외국인 B씨한테서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외국인투자촉진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파키스탄 국적자 A(37)씨에게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는 허위 기업투자비자로 체류자격을 변경한 B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진술조서를 작성했는데 비록 진술조서 형식이라도 피의자 신문조서와 달리 볼 수 없다”며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아 해당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없고 A씨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도 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 대한 공소를 제기하며 ‘B씨와 공모하여’라고 기재한 점에 비춰 검사가 B씨를 소환한 것은 이미 사전조사를 거쳐 범죄혐의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2008년 10월 경찰 수사를 받던 외국인 C씨에게 ‘아는 사람을 통해 경찰에 부탁해 구속되지 않게 해주겠다’며 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2008년 12월 B씨에게 기업투자비자를 받게 해주겠다며 5000만원을 받고 허위 증빙서류를 제출한 혐의에 대해서는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