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스윙 폼과 성적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상관관계가 있을 성싶다. 교과서적인 스윙으로 유명한 어니 엘스, 스티브 엘킹턴, 로리 매킬로이, 박세리, 김경태 등은 성적이 좋은 편이다. 박희영(24·하나금융그룹)의 스윙도 부드럽기로 정평났다. 동료 프로들이 인정할 정도다. 그러나 그 좋은 스윙을 갖고도 미국LPGA투어에서 4년만에 첫 승을 거둔 것을 보면 스윙폼과 성적은 정비례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평균 259야드(랭킹 17위)를 날린 박희영의 드라이버샷 연속스윙을 살펴본다.
사진1은 어드레스 자세다. 체중을 두 발에 균등히 분배하고 왼팔과 샤프트는 일직선을 이룬다. 최대의 아크를 그려 파워를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가 완료됐음을 느낄 수 있다.
사진2는 테이크 어웨이다.클럽헤드가 목표라인을 따라 50㎝ 가량 곧게 움직인다.어드레스 때 어깨-팔이 형성한 역삼각형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사진3은 코킹시작 직전 단계다. 샤프트가 목표라인과 평행을 이룬 상태에서 비로소 코킹이 시작되려하고 있다.
사진4는 백스윙 톱이다. 샤프트는 지면과 평행을 이루기 직전에 멈췄다. ‘오버 스윙’을 안한다는 얘기다. 어깨는 100도 가량 돌아가 꼬임을 극대화하고, 왼팔은 굽어지지 않았다.
사진5는 다운스윙 첫 단계다.오른팔은 겨드랑이에 붙이고 왼팔은 쭉 폈으며 코킹을 유지한 상태로 내려온다. ‘레이트 히트’를 가능케 하는 스윙으로, 톱에서 만들어진 힘이 그대로 비축됐다.
사진6은 임팩트 직전 단계다. 하체로 리드하는 스윙이고 상체는 거의 열리지 않았다.샤프트가 안쪽으로 구부러진 데서 남자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파워를 느낄 수 있다.
사진7은 임팩트 직후 모습이다. 체중은 왼발로 이동됐지만 시선은 아직 볼 있던 자리에 있다. 티가 그대로 있는 것으로 볼 때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8은 피니시다. 왼발 하나로 몸 균형을 이룰 정도로 체중이동이 완벽에 가깝게 됐다. 몸은 목표를 향하고 있으며 샤프트는 등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른다. 그립은 풀리지 않아 어드레스 때와 다름없이 견고하다.
박희영의 별명은 ‘로켓’이다. 버디 기회가 오면 로켓처럼 추진력을 얻어 몰아치기를 한다는 뜻이다. 이날도 5∼8번홀에서 버디 3개를 잡고 선두에 나선후 우승까지 치달았다.
다만, 좋은 스윙에 의한 장타력에도 불구하고 스코어 진폭이 큰 것은 고쳐야할 부분이다. 그는 2009년 혼다대회 1,2라운드에서 79-64타를 쳤고, 그 해 마스터카드클래식 1,2라운드에서는 69-87타를 쳤다. 하룻새 15∼18타 차이가 난다.
한편 박희영이 받은 50만달러는 US여자오픈 우승상금 다음으로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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