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나비부인> 극도의 절제미 초현실무대 "그동안 나비부인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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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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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경제 창간 4주년 기념, 이탈리아 페트루첼리 국립극장 초청 26일 공연<br/>세계적인 연출가 다니엘레 아바도, 미니멀 '공간의 미학' 환상적

   
이탈리이 페트루첼리 국립극장이 선보이는 오페라 나비부인은 극도로 절제된 파격적인 무대연출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월 이탈리아에서 공연 극찬을 받았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전쟁. 장난스런 결혼, 그는 어느 봄날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해군장교 핑커톤과 15살 게이샤 초초상의 덧없는 약속이었다. 목마른 기다림, 자존심 하나로 세월을 버틴 3년, 돌아온건 부질없는 사랑이었다. 그는 미국여자와 결혼해 초초상의 아들을 데리러 돌아왔다. 미군 해병장군의 아내로, 미국인이 되고싶었던 초초상의 비극이 시작된다. 2번째 부인으로 전락한 끔찍한 현실앞에 도착한 건 불가능한 사랑. 한 마리 작은 나비처럼 힘없이 찢기고 무너져 버렸지만 최후의 자존심은 죽음을 택하고 마는데….

1900년 여름, 런던에서 미국 극작가 벨라스코의 연극 '나비부인'을 보고 있던 푸치니는 감동했다. 마침 '토스카' 상연이 크게 성공한 뒤였고 오페라 대본을 찾고 있던 그는 '나비부인'을 오페라로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이미 연극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을 오페라화하는 것이 인기를 보장한다고 믿었다. 예감은 적중했다.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느 게이샤의 비극은 1907년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음악으로 더욱 드라마틱하게 연출되어 아름다움과 비극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각광받는 오페라가 됐다. 나비부인이 부른 아리아 '어떤 개인날'은 푸치니 오페라의 대표적인 아리아다.

이탈리아 최고 오페라 작곡거장 푸치니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오페라 '나비부인'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한 환상적인 무대로 한국을 찾아온다.

 창간 4주년을 맞아 아주경제가 솔오페라단과 공동으로 이탈리아 바리 페트루첼리 국립극장을 초청,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오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100년이 넘는 세월, 오페라 나비부인은 페트루첼리 국립극장에 의해 미니멀리즘 오페라의 새장을 열고 있다. 2009년 이탈리아 베네찌찌아 페니체 극장, 2010년 중국, 이탈리아 레조 에밀리아에서 해외순회공연을 갖고 극찬을 받은 공연이다. 

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연습실에서 입을 맞추고 있는 나비부인(자스미나 트룸베타스)과 핑커톤(프란체스코 아닐레).

◆페트루첼리 국립극장 "이제껏 만났던 나비부인은 잊어라"

22일 이번 공연을 위해 한국에 내한한 이탈리아 바리 페트루첼리 국립극장장과 배우들을 만났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을 관람하고, 연습에 들어간 연출자와 배우들은 설렘과 열정을 뿜어냈다.

'나쁜남자' 미국해군장교 핑커톤의 역의 프란체스코 아닐레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규모(2300석)에 놀라 두렵기까지 했다"면서 "연습하면서 보니 음향과 시스템이 훌륭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극장"이라고 했다. 그는 라 스칼라 주역가수로 한 회 공연시 3000만~4000만원을 받는 인기 성악가다.

페트루첼리 국립극장 지안도메니코 바카리극장장
지안도메니코 바카리 바리 페트루첼리 국립극장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바카리 극장장은 "이제껏 만났던 나비부인은 잊어라"며 "2011년 11월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할수 있는 극도로 정제되고 초현대적인 테크놀러지를 사용한 초현실적인 무대로 한국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초초상의 비극적인 드라마는 자신의 신분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에서 비롯됐습니다.이 상처는 현대인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바카리 극장장은 "푸치니는 나비부인이라는 작품을 통해 마치 팔레트의 물감을 펼치듯 서양과 동양, 남과 여의 만남과 충돌의 콘트라스트를 음악적으로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다"면서 "작품속에서 초초상이 지키고자 했던 자존심은 오늘날 우리들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으로 자존심이 상실됐을때의 비극의 정수를 오케스트라의 화음과 유려한 선율의 조화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연연출은 '절제미'라고 강조했다. 연출은 세계적인 연출가 다니엘레 아바도가 맡았다. 건축과 결합된 실험적인 작품을 추구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현재 레초 에밀리오 극장의 예술감독이자 이탈리아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아들로 프랑코 제페렐리의 뒤를 잇는 이탈리아 연출계의 최고봉이다.

"기존 나비부인은 전통적인 소재인 의상으로 무대를 꾸몄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기모노도 입지 않는다.  거대한 큐브안에 수백개의 조명이 연출하는 감각적인 빛과 색채의 향연으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전혀 새로운 무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주경제 창간 4주년 기념으로 펼쳐지는 오페라나비부인은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거대한 큐브안에서 펼치는 절제된 '공간의 미학'

오페라 나비부인 조연출 보리스 스테트카.
기존의 나비부인이 동양적인 신비감에 집중했다면, 이번 공연은 초현대적이고 신비함이 감도는 '공간의 미학'을 살렸다.

조연출 보리스 스테트카는 "다니엘로 아바도와 함께 연구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가능한한 아무것도 넣지 않고 공간의 미학을 보여주자고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는 "석고붕대를 이용한 조각작품으로 유명한 조지 시갈의 조각상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삭막한 현대인의 모습, 형태는 있지만 속은 텅비어 있는 조각품을 보며 "우리의 인생이 이렇지 않을까?"라고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무대 컨셉은 '인생의 외로움'이다. 

보리스 스테트카는 "거대한 큐브안에 배우의 몸짓을 최대로 절제한채 조명의 극대화 효과로 처절하고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낼 것"이라며 "유럽에서는 극도의 미니멀리즘이 유행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혁신적인 무대로 낯설수 있다. 하지만 이번 나비부인은 오페라무대연출이 바뀔수 있는 의미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샤프레스역의 바리톤 파올로 코니

이탈리아 오페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무대다. 페트루첼리 국립극장의 배우들은 물론 무대세트와 소품, 환상적이고 세련된 의상은 물론, 무대 제작을 위한 기술진까지 현지 전 제작진이 총출동했다.

지휘자와 성악가들 또한 눈부시다. 이탈리아 문화적 기사작위를 가진 세계적인 여류 지휘자 '잔나 프라따'가 한국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서 열연도 관심거리다. 비련의 주인공 나비부인역은 유럽에서 호평받고 있는 벨그라도 출신 자스미나 트룸베타스와 한국의 김유섬이 함께 맡는다. 
핑커톤역은 라 스칼라의 주역가수인 프란체스코 아닐레, 핑커톤의 친구 샤프레스는 최고 바리톤으로 꼽히는 파올로 코니등이 출연, 인생의 희노애락의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3막으로 구성된 푸치니의 아름다운 선율이 빛나는 비극적인 오페라 '나비부인'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5일부터 총 5회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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