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IB시대' ... 중소형 증권사에게 필요한건 뭐? '전문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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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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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대형 투자은행(IB)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서둘러 장을 선점하려는 모양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에게도 기회는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들은 대형 증권사들과는 달리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티크IB 등의 전문화된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가 등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형 거래 5건 중 4건을 소형 M&A 전문회사인 부티크가 중개했다. 그동안 글로벌 대형 IB들이 대형 딜을 도맡다시피 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무산위기에 처했던 미국 통신업체 AT&T의 T모바일 390억달러(43조원) 인수 거래에도 소형 중개사인 에버코어와 그린힐이 맡았다. 지난 8월 구글의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부문인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시에도 전략 및 재무 자문을 담당한 투자은행은 대형IB가 아니었다. 설립한지 채 3년도 안되는 IT분야 벤처기업인 전문 투자은행이었다.

자본시장연구원 조사에서도 지난 2008년 미국 인수합병 자문사 순위에 부티크 IB들이 20위권에 진입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설립기간이 10년 미만인 신생회사들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가진 경영진의 힘으로 이같은 성과를 일궈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모델이 국내 중소형 증권사에게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중소형 증권사들이 차별화되지 않은 사업 모델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더욱 부티크IB 등의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같은 전략은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해 공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 뉴욕 월가와 런던 시티에선 이름도 생소한 부티크형 IB들이 M&A와 기업 구조조정 업무에서 잇따라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새로운 현상인데, 국내에서도 중소형 증권사들이 돈타령만 할 게 아니라 작고 강한 IB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천편일률적인 사업 모델에 매달리고 있는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대형IB 육성정책이 도입된 후 크게 달라질 금융환경에서는 전문 인력과 특화 사업 부문의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또 "‘트럭’이 당장 ‘스포츠카’가 될 수는 없겠지만 트레이딩 부문에 대한 혁신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규모 부티크가 중개시장에서 부각되는 이유가 대형 IB에 비해 간섭이 적고 보안이 잘 지켜진 것이란 분석도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IB는 M&A 거래에서 중개 역할뿐 아니라 자기자본을 직접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래 조건 등에 세부적으로 간섭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은 IB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며 “그러나 글로벌 IB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차별화된 전문화 전략을 통하여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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