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9일 금융연구원 주최로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신용카드 발급을 까다롭게 해 체크카드를 활용하게 하겠다”며 “신용카드 발급심사 기준을 한층 강화하도록 감독규정에 담고 무자격자와 신용불량자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을 엄격히 규제해 자연스럽게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체크카드 사용을 활성화하는 게 가계부채 문제와 가맹점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금융위원회가 조만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
최근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서비스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영업전략일 수도 있지만, 체크카드만 서비스를 줄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용 분석을 엄격히 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금융거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전자금융거래를 이용한 금융범죄가 늘고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들이 이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 종전의 시스템에서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지 점검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금감원도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장은 강연회에 참석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 “신속한 영업과 서비스도 좋지만, 고객재산 관리가 더 소중하다”며 정보보안과 금융범죄 예방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금융회사나 통신회사 등의 실수로 개인정보가 많이 유출된 탓에 범죄집단이 악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다”며 “금융회사들이 대비책을 충분히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내달 5일 당국, 금융회사, 소비자의 견해차를 좁히고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는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권 원장은 “터놓고 얘기하자는 취지에서 금융회사, 소비자단체, 당국 실무자들이 감독행정의 바람직한 해법을 찾기 위한 워크숍을 다음달 5일 개최할 예정”이라며 “금융 권역별로 정례적으로 간담회를 열어 금융회사들의 애로사항과 시장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상황을 충분히 감독에 반영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생의 고금리 대출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는 “200억원을 마련한 생명보험협회와 마찬가지로 은행권 등에서도 사회공헌기금 가운데 일부를 대학생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부문과 금융회사가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직장”이라며 “채용을 많이 늘리는 것보다 더 좋은 사회공헌이 없는 것 같다. 금융권이 내년에 채용을 많이 늘려서 젊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