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금고엔 돈 쌓아 놓고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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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0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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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 낳는 자금’으로 안굴려 미래수익 창출력 저해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증권사들이 국내외 경제환경이 불확실해지자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금고를 굳게 잠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유보율 810% 이상으로 금고에 쌓인 돈이 무려 자본금의 8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또한 유보율 692%에 달해 자본금의 7배에 달하는 잉여금을 쌓아 둔 상태다.

유보율은 번 돈 가운데 얼마 만큼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재무구조 안정이나 사업확장을 위해 어느 정도 사내 유보를 확고하고 있는가를 나타낸다.

높은 유보율은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자금 여력이 크다는 것으로 불황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벌어들인 돈을 ‘이자낳는 자금’으로 굴리지 않아 미래 수익 창출력을 스스로 저해하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5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22개 증권사의 반기보고서(3~9월)에 나타난 유보율 평균치는 213.26%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6.78%보다 6.4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업계 평균치 이상의 유보율을 보인 상장사는 모두 9개사다.

미래에셋증권은 잉여금 1조7107억원, 자본금 2094억원으로 816.74%의 유보을을 보였다. 전년 동기 783.70%보다 33.0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잉여금 2조3973억원으로 자본금 3461억원 대비 692.58%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때 645.90%보다 46.6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우리투자증권은 잉여금 1조7560억원으로 유보율 223.19%, 키움증권은 잉여금 6215억원으로 유보율 562.39%를 나타냈으며 대신증권은 294.34%다.

신영증권은 897.83%로 22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유보율을 나타냈으며 유화증권, 부국증권, HMC투자증권의 유보율도 각각 409.34%, 396.12%, 282.29%로 업계 평균치 이상을 나타냈다.

이어 대우증권이 유보율 168.16%로 잉여금 1조7166억원, 자본금 1조208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증권은 잉여금 1조5986억원으로 188.08%의 유보율을 나타냈으며 교보증권은 173.81%로 집계됐다. 이 밖에 한양증권 181.46%, SK증권 142.40%, 골등브릿지증권 127.31% 등의 유보율을 보였다.

◆ 증권사별 양극화 심화...한화증권 등은 100% 이하

증권사들의 유보율이 증가하는 가운데 100% 이하의 유보율을 보이는 증권사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며 증권사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자본금 이하의 유보율을 기록해 재무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증권사는 모두 6개사다.

KTB투자증권은 잉여금 943억원, 자본금 3529억원으로 26.74%의 유보율로 22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유보율을 보였다. 이어 한화증권 98.97%, 메리츠종금증권 80.86%, NH투자증권 75.95%, 동양증권 70.25%, 유진투자증권 39.31% 순으로 100% 이하의 유보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보율이 너무 낮을 시에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센터장은 “유보율이 너무 높을 시에는 회사의 경영자체가 보수적인 것으로 안전위주의 경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반면 너무 낮은 유보율은 레버리지를 통한 영업시 리스크가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회사의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보율이 너무 낮거나 높은 것은 어느 쪽이든 모두 재무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유보율의 교과서적 적정치 20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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