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열전>최초의 민영은행, 민성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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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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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은행 이윤이 너무 높아 발표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다.” 지난달 6일 훙치(洪崎) 중국 민성(民生)은행장은 '2011년 월드 기업가 서미트' 포럼에서 중국 당국의 긴축정책, 수출 경기 악화 등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데 은행업만 잘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행 등 16개 상장 은행들의 올 들어 3분기까지 순익이 69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중국의 은행들은 국가가 예대마진을 지정해주기 때문에 그리 큰 힘 들이지 않고 큰 돈을 벌고 있다. 임직원들의 임금수준 역시 높아 서민들의 곱지 않은 눈총을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터져나온 홍치 행장의 발언은 업계는 물론이고 중국사회에 큰 파장을 남겼다. 홍치 행장이 이처럼 허심탄회한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민영은행인 민성은행의 경영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부분 국영기업으로 꾸려져 있는 중국의 은행가에서 홍치 행장은 비교적 발언이 자유로운 편이다.

중국 민성은행은 1996년 중국에서 최초로 정부 소유가 아닌 민간 자본으로 설립된 민영 은행이다. 중국오리엔트그룹, 호프그룹 등 59개 민영기업들이 자본금을 공동 출자했다. 자본금 기준으로 중국 7위권에 올라 있다. 중국민성은행 설립에 주도적 역할 을 한 인물은 징슈핑(经叔平) 회장이다. 그는 중공국제경제자문공사 회장과 중국의 대표적인 금융 그룹인 CITC그룹의 최고 경영자를 지낸 전형적인 금융인 출신이었다. 또 그는 1949년 이후 중국 최초의 로펌과 컨설팅 회사 등을 세운 중국 경제계의 거목이기도 하다.

민성은행은 이후 2000년 상하이 증시에 주식을 상장했다. 은행주로서는 선전(深천<土+川>)개발은행과 상하이푸동개발은행에 이은 세번째 상장이었다. 2002년에는 중국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40억위안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UCB은행의 지분 9.9%를 2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이른바 ‘차이나 달러’의 위력을 미국 본토에서 과시했다. 2009년에는 중국 은행 가운데 7번째로 홍콩 증시에 주식을 상장했다. 2010년에는 증자를 통해 200억 위안의 자본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중국민성은행은 순수 민간 은행이기는 하지만 은행장 선임 등 주요의사결정은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하에 놓여져 있다. 하지만 다른 국영 은행과 달리 민간은행인 만큼 다양한 예금 상품을 개발하는 등 서비스 면에서 강점을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자회사를 통해 투자 은행 업무도 진행하고 보험과 신용카드 사업도 병행하는 등 중국 유일의 민영 은행으로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순이익은 177억 위안으로 순이익 규모 면에서 중국 은행 가운데 10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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