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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FTA 수혜기업, 경제위기 극복 선봉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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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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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김형욱 기자)새해 국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업들이 중임을 맡았다.

올해는 경제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한편, 기업들엔 한·미 FTA 원년이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대미 교역과 국내 투자 확대를 통해 국내 성장동력도 활성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기업들의 적극적인 FTA 활용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올해 수출기업들이 FTA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국내 거시경제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새해 사업계획, 핵심은 FTA=국내 기업들은 이런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 올해 적극적인 FTA 활용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1000여개 기업들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내년 국내 설비투자는 대체로 둔화될 전망이지만, 자동차와 섬유·의류 등 일부 업종은 올해보다 투자가 늘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업종의 경우 한·미 FTA 효과에 따른 수요증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대미국 수출기업 500개사를 조사한 결과, 91.2%에 이르는 기업들이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 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사업계획에 FTA를 반영한다”는 기업들은 84.5%에 달했다.

미국 고객사들 사이에서도 한·미 FTA에 대한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미국 대형바이어들 사이에 FTA 발효시 한국산 제품 구매를 늘리겠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우호적인 수출 환경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지 바이어들을 상대로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혜기업, 위기에도 투자 확대=한·미 FTA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는 무엇보다 수혜 산업의 역할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수혜 업종인 자동차 등의 산업은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하고 일본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일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섬유와 의류 등은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를 활용해 제품 경쟁력이 증가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지난해(11조8000억원)보다 올해 투자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기아차 중국 3공장을 비롯, 현대제철 당진 3고로 시설공사, 현대하이스코 당진 2냉연공장 공사가 주요 내용이다. 자동차 판매목표도 650만대(추정)에서 700만대 전후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관세 즉시 철폐 효과를 누리게 된 부품 업종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국내 최대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일찌감치 한미FTA 통과시 20% 이상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현대위아, 만도 등 다른 부품사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닛산, 혼다 등 일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부품 수급 다변화 차원에서 한국 부품업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판로를 확대할 절호의 기회다. 또 대형 부품사의 성장은 곧 중소 협력사의 동반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자동차업계 역시 위기감은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최근 ‘2012년 글로벌 경제 불안요인 점검’ 리포트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에서 비롯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확대됐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 총선·대선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선거가 집중돼 있어 정치·정책적으로도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美시장 공략도 답은 ‘품질’=섬유산업도 관세 철폐로 인한 대표적인 수혜 품목으로 지목되고 있다. 휴비스와 효성, 웅진케미칼,코오롱 등 대표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FTA에 따른 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폴리에스터 섬유 전문업체이자 이 분야 국내 1위인 휴비스는 국내 업체들 중에선 드물게 전부터 미국에 제품을 수출해왔다. 수출 비중을 보면 전통적인 수출시장인 중국(10%)보다 미국(12%)과 유럽(20%)에 대한 수출비중이 더 높다.

비결은 고부가화된 산업용 폴리에스터 위주로 제품을 구성한 덕분이다. 삼양사와 SK신텍이 50대50으로 지분을 갖고 있는 휴비스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실탄을 지원받으면서, FTA 수혜를 적극 공략해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효성도 FTA로 관세가 철폐되는 다양한 수출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폴리에스터와 더불어 스판덱스, 나일론 등 고부가 섬유제품이 그것. 효성은 스판덱스 설비를 증설하는 등 이들 수혜품목의 경쟁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며 FTA에 대비하고 있다.

FTA 활용전략으로는 체계적인 원산지 관리시스템 도입이 특히 요구된다. FTA 발효시 미국으로부터 엄격한 원산지 검증 요청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섬유협회 관계자는 “중국과 거리상 가깝기 때문에 값싼 중국산 원사를 수입해와 한국산으로 둔갑시킬 것에 대해 미국이 염려하는 눈치”라며 “미국이 일부러 수입 억제를 위해서도 원산지 관리를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미국 시장은 이미 값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산 제품이 점유하고 있다. 한국산이 관세혜택을 받더라도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부가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기전자 등의 업종은 이미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거나 국내 대기업들이 현지 생산을 실시하고 있어 FTA에 따른 수혜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FTA 이후 한·미 교역 증진 효과로 완만한 수출 증대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이들 산업에도 장기적인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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