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영어과외를 했는데도 골프만큼 쑥쑥 안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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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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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상문 3일 하와이行…“셀렘반 기대반이에요. 美PGA투어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배상문(오른쪽)과 이상현 한국캘러웨이골프 대표.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한 보름동안 영어선생님한테서 1대1 영어과외를 받았는데 큰 차이가 없네요. 미국에 가서도 골프만큼이나 영어를 열심히 해야 할 것같습니다.”

한국 남자골퍼로는 여섯 번째(최경주 양용은 위창수 강성훈 김비오 다음)로 미국PGA투어에 입성한 배상문(26· 캘러웨이골프)이 3일 큰 선물을 안고 미국 하와이로 떠났다. 그가 프로로 데뷔한 2005년 이후 용품 등을 후원해준 세계적 골프브랜드 캘러웨이골프와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것이다. 대우는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조인식장에서 연신 싱글벙글하는 모습으로 보아 섭섭지 않은 대우를 받은 모양이다. 지난달 초 미국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에서 공동 11위로 합격하며 올해 투어카드를 받은 배상문은 13일 시작되는 시즌 두번째 대회 소니오픈을 통해 투어에 데뷔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할 터인데요. 그동안 영어와 골프연습을 많이 했지만 일본과는 다른 문화· 음식· 언어…. 또 너무 멀지 않습니까?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부딪쳐야 한다’는 무대 아닌가요. 가고싶은 마음, 설레는 마음이 뒤섞여 있습니다.”
배상문은 Q스쿨 합격 후 이렇다할 훈련을 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각종 시상식과 인터뷰 등에 응하느라 시간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대회는 13일 시작하지만 열흘 전에 대회장으로 가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시즌 종료후 차분히 동계훈련을 했을 경쟁 선수들에 비해 훈련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에서 적응할 것이 많습니다. 시차· 날씨· 코스· 잔디…. 특히 화와이 잔디는 미국 본토 잔디와 다르다고 들었어요. 저는 모든 대회장이 처음 아닙니까. 모든 것이 처음이고 거리나 쇼트게임 기량도 동료선수들에 비해 뒤질 것입니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미국으로 향합니다.”

미PGA투어 ‘루키’들은 으레 겁부터 먹게 마련이지만, 배상문은 지난해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3승을 올리며 상금왕을 차지한 까닭인지 ‘걱정반 기대반’으로 가는 듯했다. 그래서 그럴까, 올해 목표도 그 연장선상이었다. “첫승 하면 2승 하고 싶고, 2승 하면 3승 하고 싶고, 3승 하면 메이저대회 우승하고 싶은 것이 사람 욕심 아닐까요. 최경주 양용은 선배의 길을 따르렵니다. 열심히 하면 안되는 일이 있겠습니까. 올해는 ‘꼭 몇 승을 올린다’보다는 미PGA투어에서도 내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렵니다.”

배상문은 올해 일단 미PGA투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래서 국내 대회 출전 스케줄도 잡지 못했다. 그는 “시즌 초· 중반에 상금랭킹을 끌어올려 내년 투어카드 획득이 안정권이 되면 가을에 국내 메이저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배상문은 외국어 습득 능력이 뛰어나다. 일본투어에서 2년 뛰었을 뿐인데도 일본말이 유창하다. 이상현 한국캘러웨이골프 대표가 거들었다. “지난해 일본캘러웨이골프 초청으로 일본에 갔습니다. 만찬이었는데 배상문 프로가 3시간동안 일본말로 일본사람들과 대화를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 관계자들도 “배 프로처럼 일본말을 빨리 배운 선수는 보기 드물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 자리에서 ‘골프를 10분 연습하면 영어공부도 그만큼 하라’고 말한 기억이 납니다.”

어쨌든 배상문은 외국어를 받아들이는데 출중한 능력이 있어 보인다. 자신이 평가할 때에는 ‘아직’ 이지만….

미PGA투어 ‘루키’들은 Q스쿨 후 이틀간 한 데 모여 투어측으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선수로서 자세, 주의할 점, 일정 등에 대해 정보를 주는 자리다. 배상문에게 “교육에서 투어측이 강조하는 사항이 무엇이더냐?”고 물었더니 다음과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영어를 100% 알아듣지 못했습니다만 프로암대회에 임하는 태도, 스폰서 및 미디어를 응대하는 자세 등이 기억납니다. 한국과는 달랐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프로암대회에 나오는 아마추어 VIP들의 면면을 미리 통보합니다. 그러면 선수들은 그 분들에 대해 연구하고 대화거리를 마련하는 것이지요. 또 대회에 나가 매스컴과 맞닥뜨렸을 때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등의 기본 자세에 대해 많이 얘기하더라고요.”

배상문은 이제 모자 전면에 ‘Callaway’를 단다. 지난해까지 캘러웨이 로고를 붙였던 모자 우측면에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박았다. 이상현 대표는 “배 프로가 한국선수이지만, 활동 무대는 미국 아닙니까? 미국 갤러리들에게 성원을 바라고 인기를 얻으라는 뜻에서 두 나라 국기를 박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行 발걸음이 분주할듯한 배상문은 이날 조인식에 나온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모자에 사인을 해주며 답례했다. 열흘 후 공개될 배상문의 미국 무대 첫 성적표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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