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수협 온갖 불법·탈법 동원…지역사회 경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1-11 18: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포항수협 온갖 불법·탈법 동원…지역사회 경악

포항지역 수협 이사 선거에서 억대의 돈봉투가 오가는 등 온갖 불법, 탈법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검찰 조사결과 관련자들이 서로 짜고 현행법을 악용한 비밀 기표 방식까지 동원한 것으로 밝혀져 지역 사회를 경악케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불법선거의 종합세트라고 할 만하다.

실례로 구속된 A씨는 지난해 8월 치러진 수협 이사선거를 앞두고 대의원 후보 4명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150만원에서 500만원을 건네거나 주겠다고 회유했다.

또 이사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대의원에게 500만원을 줬다가 돌려받자 다시 1000만원을 주겠다며 재차 매수를 시도했다.

이같이 이사 출마자와 대의원들 사이에 오간 돈은 총 1억550만원. 여기에는 향후 주기로 약속한 2천여만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모두 현금으로만 주고받아 사실확인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현금 거래가 끝이 아니었다. 이사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은 돈을 건넨 뒤 '자기 표'를 단속하기 위해 비밀 기표 방식을 동원한 사실도 밝혀졌다.

현행 선거법상 기호나 이름 등 투표용지란 안에만 기표하면 유효표로 처리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투표용지란의 기호에 기표하거나 성과 이름사이, 또는 기호와 성 사이, 기표란에 물려 표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총동원됐다.

이를 위해 한 후보는 선거 전날 지지하는 대의원들을 호텔에 합동으로 투숙시켜 자신들만 알수 있는 기표방법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이탈표를 단속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포항수협 이사선출은, 조합원 1300여명이 직선으로 임기 2년의 대의원 26명을 선출하면 이들 대의원들이 의사결정권과 업무집행권을 가진 비상임이사 9명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들 대의원과 이사들이 조합장과 함께 각종 사업과 인사 등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이처럼 물불을 가리지 않는 비리,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포항수협뿐 아니라 타지역 수협이나 단위 농협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비리가 만연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영대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은 "이번 수사가 전국적으로 지역 협동조합 선거의 병폐를 없애고 깨끗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지청은 최근 포항수협 대의원 및 이사선거 과정에서 억대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32명을 적발해 수협 전 이사 A(54)씨 등 14명을 구속했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