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파문 확산…친이 붕괴 초읽기?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여권을 뒤흔들고 있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사건을 캐고 있는 검찰의 수사범위가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해 친이(친이명박)계의 ‘턱밑’까지 들어왔다. 특히 돈봉투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박 의장은 오는 18일 해외 순방을 마치는 대로 사상 초유의 현직 국회의장 검찰소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머물고 있는 박 의장은 국내 정치상황과 관련해 동행한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굳게 입을 다물고 “귀국해서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현직 국회의장이 검찰에 불려가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여권 전체에 불어닥칠 파장을 감안했을 때, 한나라당의 현 지도부인 비대위의 압박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공천 기준 확정 문제를 비롯해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 입장에서는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 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역시 재창당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 놓고 쇄신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설연휴를 앞둔 이번 주 ‘전대 돈봉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관련 인사들의 ‘줄소환’을 준비하고 있다.

검찰은 2008년 전대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재정을 담당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에 대해 출국금지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검찰은 고명진 전 비서에 대해서도 조만간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고 의원이 돈봉투를 돌려준 직후 자신에게 전화를 건 당사자로 진술한 것과 관련해 소환시기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13일 이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를 잡으려는 악의적 구도”라며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