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통큰 결정을 내렸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투자와 채용을 실시한다. 투자액과 채용 규모는 전년대비 각각 12%, 4%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불안정한 경기상황을 고려, 투자와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성장동력을 확충하고, 국가경제에 기여하고자 하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삼성은 올해 투자액 중 대부분을 반도체·휴대폰 등 주력사업 시장지배력 강화와 바이오·헬스케어사업 조기 정착에 사용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인력 강화도 예상된다.
◆삼성전자, 36조~38조원 투자 예정
삼성전자 올해 투자는 36조~3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에 14조원 가량을 쏟아 붓는다. 지난해 10조3000억원보다 36% 늘어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메모리 부문에 6조5000억원, 비메모리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부문에 7조5000억원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메모리 부문은 중국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생산라인 건설을 시작해 2012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는데 4조 가량이 소요된다.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국에 최대 6조원 정도가 투입될 전망이다.
또 액정표시장치(LCD)에 3조~4조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 5조~6조원 등 약 1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추정된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투자액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며 "비메모리와 중국 사업에 집중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신수종사업 투자 원년
삼성은 지난 2010년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 의료 기기 등 5개 분야를 신수종사업을 지목했다.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투자는 올해부터다. 2020년까지 5대 신수종 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올해 투자가 씨앗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투자에 앞서 조직 재정비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LED를 합병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합병 작업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신수종사업의 본궤도 진입까지 '캐시카우'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B2B지원센터'를 신설했다. B2B시장 공략을 통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인력 대거 보강
올해 채용 규모도 역대 최대다. 투자액이 늘어나는데다 이 회장이 소프트웨어 인력 확보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소프트웨어 직군을 신설하고 별도로 인력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와 저변 확대를 위한 조치다.
삼성 관계자는 "스마트 시대의 핵심경쟁력으로 떠오른 소프트역량을 대거 확충한 것이 지난해 조직개편의 특징"이라며 "연구개발(R&D) 인력 중 소프트웨어 인력을 장기적으로 70%로 늘리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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