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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이 싱(왼쪽)과 로리 사바티니.[사진=미국 골프채널]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올해 미국PGA투어에 데뷔한 배상문(26·캘러웨이골프)과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이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이 무엇일까?
코스나 환경에 대한 적응, 영어, 성적 등도 그렇겠지만 로리 사바티니(36·남아공)를 조심해야 할 듯하다. 동료 프로들과 자주 언쟁을 하기 때문이다.
‘다혈질’로 유명한 사바티니가 이번에는 비제이 싱(피지)과 한바탕 다퉜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주 소니오픈 3라운드 때의 일이다. 둘은 그 때 동반플레이를 했다.
신문에 따르면 싱이 1번홀에서 퍼트라인을 살피고 있을 때 사바티니의 캐디 믹 도란이 앞에서 왔다갔다 했다. 싱의 신경을 거스른 것.
싱은 1.8m거리의 파퍼트가 빗나가자 도란에게 다가가 “왜 움직였느냐?”며 큰 소리로 욕설을 해댔고 저주를 퍼부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사바티니가 싱에게 다가와 “내 캐디가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 데 왜 그러냐?”며 가세했다.
싱은 그러자 이번에는 사바티니와 한바탕했다. 거의 몸싸움 일보직전이었다. 이 광경을 목도한 한 자원봉사자에 따르면 “내가 20년이상 이 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해왔는데, 선수들끼리 그처럼 심하게 다투는 것은 처음 봤다”고 전했다.
싱은 그 다음날 화해를 했다고 밝혔으나 사바티니는 “싱이 정식으로 캐디한테 가서 사과하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다른 말을 했다.
사바티니는 다혈질이면서 떠버리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동료선수들과 마찰도 많았다.
2005년 투어의 한 대회에서 슬로 플레이로 정평난 벤 크레인이 굼벵이 동작을 하자 “플레이를 빨리 하라”며 다그쳤다. 크레인도 물러서지 않았고 둘은 멱살잡이 직전까지 갔다. 지난해 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는 션 오헤어와 언쟁끝에 주먹다짐 일보전까지갔고 사바티니는 그 후 한동안 투어 대회에 나가지 않았다.
캐디 도란도 올해 두 번째 구설수에 올랐다. 시즌 첫 대회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2라운드 때 그의 시계는 정시보다 4분 늦게 맞춰져있었다. 그 바람에 티오프 시각에 늦었고, 사바티니는 2벌타를 받았다.
캐디 때문에 선수들끼리 언쟁을 벌인 예는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몇년 전 한 대회에서 정준의 캐디(정준의 동생)와 김종덕이 사바티니-싱과 비슷한 문제로 크게 다툰 적이 있다.
배상문이나 노승열은 사바티니와 동반플레이를 할 경우 “그런 선수구나”라고 생각하고, 언쟁에 말려들지 말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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