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과잉투자로 쇼핑센터는 하루에도 몇 곳씩 새로 생겨나고 있지만 그 만큼 중국인의 소비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쇼핑몰 공실률이 늘어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베이징 시내 번화한 상권인 산리툰(三里屯)에 위치한 소호 백화점은 총 6동으로 이뤄진 대형 쇼핑몰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문을 연 매장보다 문을 닫는 매장 수가 훨씬 더 많다. 심지어 소호 백화점 한 건물 전체에서는 닷새 간 진행되는 의류 특가행사 만이 열리고 있을 뿐이다.
보도에 따르면 산리툰에서 30분 거리에 닿을 수 있는 쇼핑몰이 모두 8곳. 그러나 산리툰 빌리지를 제외하면 나머지 쇼핑몰들의 장사는 영 시원치 않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세빌스 아시아 지역 담당자 프랭크 메리어트는 “최근 2~3년 동안 중국 내 쇼핑몰은 천문학적인 숫자로 늘어나 신기록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 경제는 국내외 환경 불안 속에서도 9.2%라는 안정적인 성장률을 실현했다. 지난 수년 간 중국 사회 소비품 소매액도 매년 평균 17%라는 놀라운 속도로 증가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핑몰이 텅텅 비어가는 이유는 급격히 증가하는 투자를 소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중국 국내총생산액(GDP)에서 가구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가까이로 뚝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8.6%까지 늘어났다.
특히 중국 대다수 투자가 부동산에 집중되면서 중국 주택 공실률 뿐만 아니라 쇼핑몰 공실률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향후 젊은 층 소비가 늘고, 임금이 인상되고, 정부가 사회보장 체계를 완비해 민생 개선에 주력한다면 중국인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 쇼핑몰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쇼핑센터산업 컨설팅 센터 궈쩡리(郭增利) 주임은 “2015년까지 중국 내 쇼핑몰 숫자는 2001년보다 무려 893%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의 예측에 따르면 3년 내 중국 내 대형 쇼핑몰 760곳이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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