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 장관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해 11월 17일 취임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설연휴 직전 1급 및 후속 국장인사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홍 장관은 취임 이후 매주 한차례씩 전 직원에게 ‘홍석우의 러브레터’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발송해 왔다. 설 연휴 직후인 지난 25일 발송된 여덟번째 이메일에서는 취임 이후 고민해 온 조직운영 구상과 그동안의 경과에 대한 소회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우호에 등용된 고위직들의 면면에서는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그만의 철학을 여실히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간부회의도 국장급 이상에서 1급회의 중심으로 전환했고, 최종 정책판단도 양 차관 등과 상의해서 결정하고 있다.
‘지경부의 입’에 오른 권평오 대변인(행시 27회)은 “부처 정책을 국민들 뿐만 아니라 (최소한) 기자들과 만이라도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매개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임명의 변을 밝혔다.
소탈한 성격에 토론하기를 즐겨해 부처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권 국장의 기용은 대변인실과 각 부서의 업무조율에 윤활유 역할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지난 25일 기자들을 만난 윤상직 1차관도 대변인 인선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숨기지 않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적재적소에 인재를 활용하겠다는 홍 장관의 스타일은 이관섭 실장(1급, 행시 27기)을 비롯한 에너지 라인 인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9·15 정전사태’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없게끔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고 있다.
최근 에너지자원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이 실장은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가기 전 지난해 초 에너지산업정책관을 지내면서 민·관 공동 석유가격 태스크포스팀을 이끌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국내 석유가격 비대칭성(국제유가가 오를때는 확, 내릴때는 찔끔)을 밝혀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경부 내 마당발로 통하는 김준동 기후변화에너지자원개발정책관(행시 28기)은 현 정부 들어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관가에 들어오기 전 기아경제연구소 연구원을 지내기도 한 정승일 에너지산업정책관(행시 33기) 역시 지경부의 전신인 산업자원부에서 원전사업지원단 홍보지원팀장, 원전사업기획단 방사성폐기물과장, 가스산업팀장 등 에너지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동계 비상전력수급기간 각 분야 에너지절약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송유종 단장(28기)은 결단성과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연초 유럽발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수출한국호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이같은 위기국면에서는 실물경제총괄부처인 지경부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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