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파로 218명 한파…천연가스 공급도 줄어

  • 유럽 한파로 218명 한파…천연가스 공급도 줄어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유럽의 한파로 218명이 사망한 가운데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마저 줄어 위기에 치닫고 있다.

3일 낮(현지시간)까지 유럽에서는 일주일째 이어진 맹추위로 218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혹한과 폭설에 고립된 마을이 증가하고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저 기온이 섭씨 영하 33도까지 떨어진 우크라이나에서는 일주일 동안 101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망자 가운데 64명은 거리에서 목숨을 잃었고, 동상과 저체온증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사람의 수는 약 16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파로 인한 추가 사망자 발생을 막기 위해 2940개소의 보호소를 설치했고, 수시간 내에 100여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폴란드에서는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 35도까지 내려간 가운데 최근 24시간 사이에 8명이 추가로 숨져 한파로 인한 사망자 수가 37명으로 늘었다.

또 불가리아 16명, 이탈리아 3명 등 유럽 각국에서 강추위로 인한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1만1000명 이상의 주민이 눈보라에 갇혀 고립됐고 남서부 이바니차에서는 굶주린 늑대들이 주택가까지 내려오는가 하면 학생들이 말을 타고 등교하는 등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한파로 인해 도나우강 연안 수면의 60%가 얼어붙었고, 학교 1000여 곳이 사흘째 휴업에 들어갔다.

로마에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이틀 연속 눈이 내려 로마 외곽에서는 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한파로 유럽 전역의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국가들은 가스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오스트리아 국경을 경유해 이탈리아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가 최근 10%가량 줄었고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도 공급량이 각각 7%,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영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은 유럽에 할애할 수 있는 만큼의 가스를 충분히 보냈다며 뜻밖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하는 이 회사는 가스 공급 감소의 원인으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가스프롬 관계자는 "우리는 유럽과 러시아에 한파가 몰아친 올겨울 가스를 최대치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예년에 600억㎥의 가스를 사용했던 우크라이나가 현재 계약분을 크게 웃도는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할당된 만큼의 가스만 사용하고 있다며 러시아 측 주장을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국영가스회사 나프토가스는 반박 성명을 통해 어떤 계약 위반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럽 각국과 국내 소비자에 대한 가스공급 일정을 지킬 것을 약속했다.

러시아 가스프롬은 2009년에도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하는 가스 물량을 늘리면서 가스관이 관통하는 국가가 돈을 지불하지 않고 가스를 빼내 사용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EU 집행위는 최근 러시아산 가스의 공급 감소가 기록적인 한파 때문에 지하의 천연가스를 채취하는 데 제한을 받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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