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품은 현대車,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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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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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금융당국이 현대자동차그룹의 녹십자생명 인수를 승인한 가운데 향후 생명보헙업계 판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8일 제3차 정례회의에서 녹십자생명의 대주주를 녹십자홀딩스에서 현대차그룹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최종 승인했다.

금융위의 이번 결정에 따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은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한 녹십자생명 지분 1782만주(90.66%)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

대주주 변경 이후 인수 작업은 매각대금 지급과 녹십자생명 임시주총 개최 수순을 밟게 된다.

녹십자생명은 현대차그룹이라는 거대 기업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든든한 자금줄을 확보하게 됐다.

녹십자생명은 지난 2010회계연도 기준 국내 23개 주요 생보사 가운데 총자산 17위(2조9732억원), 수입보험료 19위(8332억원)를 기록한 소형사다.

일각에서는 녹십자생명이 현대차그룹과 산하 계열사 단체보험 물건을 확보해 업계 중위권까지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녹십자생명이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녹십자생명의 상품 판매채널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보험설계사(FP) 수는 1500여명에 불과하다.

삼성생명(3만여명), 대한생명(2만여명), 교보생명(1만8000여명) 등 생보사 빅3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덩치싸움은 얼마나 탄탄한 설계사조직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난다”며 “조직 확대나 인력 증강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중소형사들 사이에서 입지를 넓히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녹십자생명이 당장 재미를 볼 수 있는 계열사 퇴직연금의 경우 이미 다른 금융계열사인 HMC투자증권에 넘어간 상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보험사는 이른바 퇴직연금 몰아주기로 이득을 챙기는 경우가 많지만 녹십자생명은 상황이 다르다”며 “금융계열사 간 경쟁을 통해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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