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가입 2년 후 자살률 급증

면책기간 이후 악용 사례 늘어…매년 급증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생명보험에 가입한 후 2년 뒤 자살하는 사람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에는 자살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면책 기간을 2년으로 명시하고 있어, 이를 악용하는 경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12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0∼2005년 생명보험 가입자의 자살자 수를 면책 기간 전후로 비교해보니, 면책기간 이후 자살률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생명보험 가입자의 자살률은 2000년 면책 기간에 1.39%, 면책이 끝난 2년 뒤에는 2.54% 수준이었다.

이후 면책 기간 자살률은 △2001년 1.37% △2002년 1.03% △2003년 0.72% △2004년 0.70%로 낮아진 반면, 면책 기간 이후 자살률은 △2001년 3.24% △2003년 4.16% △2004년 4.61% △2005년 5.04%로 매년 급증했다.

일본은 면책 기간이 1년이었으나 최근 3년으로 연장했고 독일은 3년, 그리스는 2년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생명보험의 자살 면책 조항은 가입자가 자살하면 보험금을 받지 못하므로 자살 동기를 줄이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면책 기간이 2년밖에 안돼 자살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보험연구원은 자살에 대한 면책 기간을 늘리고 생명보험 가입 시 자살의도를 가진 가입자를 배제하도록 신용도 등을 감안한 보험가입 적격심사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