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2000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 대비 23.3% 증가세를 보인 하나금융은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위기는 기회’라는 격언을 현실로 바꾸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성공 효과 누린다
하나금융이 지난 17일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을 극적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인수 후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종식시켰다.
특히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이날 회견을 통해 외환은행의 우수한 `인적 자산‘ 확보와 하나-외환은행의 `투 뱅크 체제’ 유지, 외환은행 국외영업망 회복에 대한 의지를 언급해 향후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의 새로운 성장동력원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다소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속에서 하나금융은 기존의 성장전략과 함께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시너지 전략이라는 또 하나의 날개를 달게 된 셈이다.
우선 하나금융은 일단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두 은행간 독자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고 고용 또한 그대로 승계해 안정적인 운용 속에서 발전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대신 프로세스나 제도 등의 경우 공동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개발해 기본적인 시너지 효과부터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20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외환은행에 첫 출근을 한 자리에서 “독립경영 체제이지만 상승작용을 일으킬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두 은행 사이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공동사용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외환은행을 통한 시너지 창출 전략은 다양한다. 특히 가격, 상품, 글로벌 네트워크의 최적화와 공동 마케팅이 가능해지고 서비스의 공동 운영도 고려될 수 있다. 또한 영업망이 확대되면서 두 은행간의 다양한 금융상품을 교차판매해 고객들에게 보다 최적의 조건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외환銀 영업망 통한 글로벌 행보 '성큼'
하지만 외환은행의 진정한 가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탄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때문에 하나금융은 국내금융산업에 있어서는 품질 경쟁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을 주도하는 한편 글로벌 부문에서는 외환은행의 기존 영업망을 적극 활용해 국내 기업의 현지법인을 상대로 한 기업금융 뿐만 아니라 현지에 뿌리내리는 현지화 전략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으로서는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국내 금융권 중 단연 선두를 자랑하는 외환은행 영업망이야말로 최고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예전부터 추진하고 있던 동남아시아 화교벨트시장에 대한 공략은 외환은행의 동남아 네트워크와 결부해 더욱 견고한 기반을 갖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중국,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잇는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비지니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승유 회장은 “22개 국에 해외 점포망이 있다. 그간 사모펀드(론스타) 아래에서 적극적으로 확대ㆍ발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외환은행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 금융 은행이다. 새한뱅크를 인수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적극적으로 영역을 넓힐 생각이다. 중국, 인도네시아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현지법인을 갖고 있다. 현지법상 한 그룹에 한 법인만 인정하면 경쟁력 있는 쪽을 존속법인으로 삼아 경영하겠다”며 글로벌 경영의지를 밝혔다.
때문에 하나금융이 지난 10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LA 소재 교포은행인 새한은행과 MOU를 체결한 것도 외환은행의 미국 은행시장 재진입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전언이다.
◆카드·캐피탈 등 투 뱅크 시너지 '무궁무진'
이밖에 카드와 캐피탈, 증권, 자산 부문에서도 외환은행과 모색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카드의 경우 회원수 기준 하나SK카드 459만명, 외환카드 355만명으로 두 회사의 회원수를 합산할 경우 800만명을 초과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SK카드는 모바일 카드와 SK 제휴 사업에, 외환카드는 우량한 충성고객과 200만개 이상의 가맹점 보유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 이를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하나SK카드의 외환카드 가맹점 공동 이용이나 외환카드의 하나SK카드의 모바일 카드 및 SK제휴 사업을 통합하면 양사 모든 고객의 서비스가 향상되고, 또한 양사 이익이 증가될 것으로 하나금융은 분석하고 있다.
캐피탈 부문에 있어서는 하나캐피탈의 자동차 리스·할부, 개인신용대출 등 개인금융에 대한 강점과 외환캐피탈의 산업설비, 의료기기 리스·할부 등 기업금융에 강점을 통합하면 영업적인 상호 보완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 자산운용 부문은 비록 하나금융만 보유하고 있으나, 외환은행과의 공동마케팅을 통한 연계상품 판매와 연계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환은행 고객에게는 원스톱 서비스 개념의 다양한 상품제공이 가능하고, 하나대투증권과 하나UBS자산운용의 브로커리지와 펀드판매 규모가 상당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펀드판매 규모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산시 국내 1위이므로 이를 통해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의 IB 부문과 은행의 기업금융이 결합된 CIB 부문은 기존에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간 연계영업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외환은행과 함께 CIB영업을 연계시킨다면 이 부문에서의 성장세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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