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현 CJ 회장 미행할 이유 없다"

(아주경제 임재천·김병용 기자)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미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삼성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3일 "김모 차장은 감사팀 소속으로 이재현 회장 자택 인근의 개발사업과 관련해 업무차 방문했을 뿐"이라며 CJ 측이 제기한 미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김 차장이 주택개발 업무를 10년 담당한 직원으로 현재 감사팀 내에서 경영진단 업무를 맡고 있다"며 "이재현 회장 자택 근처에 있는 호텔신라 소유 필지의 개발사업을 컨설팅하기 위해 몇 차례 둘러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의 징계 여부와 관련해서도 "경찰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삼성물산 측은 현재 김 차장이 운행하던 차량이 업무 상황에서 이재현 회장 차와 접촉 사고가 난 것일 뿐이라며, 진실은 경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CJ그룹은 '삼성그룹 직원의 미행'을 확신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 21일 오후 이재현 회장 집 앞에서 이 회장을 며칠간 미행해 오던 사람의 자동차와 접촉 사고가 발생, 신분을 확인한 결과 그가 삼성그룹 직원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 경찰에 교통사고를 신고한 뒤 신원을 확인한 결과 이 남자는 삼성물산 소속 김모(42) 차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CJ그룹 측은 "지난 20일 이후 김 씨가 차량을 오피러스에서 그랜저 등으로 바꿔가면서 이 회장 집을 맴돈 사실을 CCTV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서울 중부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23일 오후 2시경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자리에서 CJ그룹 관계자는 "저희는 이번 사건이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며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진실을 꼭 밝혀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경찰에 CCTV 증거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CJ와 삼성 간의 상속재산 반환 소송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씨가 최근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7000억원대의 상속분 청구 소송을 낸 사건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