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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첫 외교무대서 유연성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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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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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북한 '김정은 체제'가 첫 외교 무대에서 유연하게 데뷔했다.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북미 고위급 회담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나서 북한이 사실상 처음 나선 외교활동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양국 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과 회담 상황을 볼 때 일단 북한은 적극적이면서도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계관 제1부상은 이날 회담을 마치고 만찬 회동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밝은 표정으로 “양측이 진지한 태도로 임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발언이다.
 
 데이비스 대표도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 북측과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본질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게다가 양측이 이날 저녁 만찬을 함께 하고 다음 날까지 회담을 하루 연장하기로 했다는 것은 협상에 적지 않은 성과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만찬 회동은 미국 측의 제안을 북측이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주중 북한 대사관의 선전 화보판이 바뀐 것도 주목된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북한 대사관 정문 옆에 있는 선전 화보판 가운데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등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전·현직 정상을 만날 때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실렸다.
 
 예전에는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화보판 중앙에 있었는데 이달 들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정상외교를 부각한 것은 대외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추구한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북한이 협상을 통한 외교활동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식량 확보를 통한 체제 안정이라는 현실적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차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 동의 및 미국의 식량지원에 의견을 모았고, 12월 초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회담에서 미국의 24만t 대북 영양지원에 사실상 합의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대북 식량지원을 핵심 의제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새로운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외교적 업적을 만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북미간 고위급회담을 통해 만들어낸 '제네바 합의'를 김 위원장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선전해왔다.
 
 마찬가지로 '김정은 체제'도 핵개발을 카드로 활용하면서 북미회담과 6자회담 등의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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