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윤곽…‘물갈이’는 어디에?

與 김종인 공천안에‘사퇴카드’압박…野 돌발 악재 줄이어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 명단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당초 여야가 입을 모아 외쳐왔던 인적 쇄신의 모습은 찾을 수 없어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야 모두 “아직 공천 시작일 뿐”이라며 공천 결과 전까지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으나 제대로 된 원칙과 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물갈이 대상’ 의원들의 불만이 수면 아래서 끓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28일 “미리 각본을 정해놓은 것을 뭐하러 회의를 하느냐”며 전날 공직후보자추천위가 1차 공천명단을 발표하는 과정을 두고 정면 비판했다.

자신이 이른바 ‘현 정부 실세 용퇴론’을 주장하며 지목했던 친이(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명단에 포함된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김 비대위원은 특히 비대위 사퇴라는 ‘배수의 진’까지 치며 현 공천위 심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비대위원은 “내 소임은 이것으로 끝을 내는 것으로 한다”며 “비대위 기능도 거의 다 됐고 며칠 뒤 입장을 밝히겠다. 이쯤에서 끝내는게 좋은 것 같다”고 비대위 사퇴를 시사했다.

이상돈 비대위원 역시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비대위원 대부분의 의견이 이재오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말자는 것이었고, 앞으로 논란이 계속 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천위의 심사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박 비대위원장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며 논란 확산에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새누리당 공천위가 발표한 명단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전재희 윤진식 차명진 등 친이계의원들 뿐 아니라 이혜훈(서울 서초갑) 허태열(부산 북·강서을) 의원 등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곳 외에는 모든 친박(친박근혜)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변수가 적은 단수후보지역을 대상으로 했고, 첫 공천발표이긴 했지만 실질적인 물갈이는 없었던 셈이다.

다만 앞서 “현역의원 절반 이상은 물갈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던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이와 관련 “민주당처럼 현역 의원들에게 공천을 다 주는 식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했다.

민주통합당 역시 지난 24일 발표한 74곳의 2차 공천 명단에서 현역의원들이 있었던 지역구 30곳 중 27곳이 모두 재공천을 받았다.

그나마 나머지 지역구에서도 지난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전 의원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실질적인 물갈이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다음 주부터 시작될 예정인 호남지역의 공천에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투신이라는 악재와 야권연대 등의 변수로 인해 물갈이 여부는 미지수다.

더욱이 국민참여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투신자살 사건이 일어나면서 공천의 공정성에 대한 의혹도 점차 커지는 상황 역시 인적쇄신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