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한일) 양국이 진정한 동반자로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며 일본정부에 이같이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평생 마음에 아픈 상처를 갖고 살아온 할머니들은 이제 80대 후반을 훌쩍 넘겼다”며 “이분들이 마음에 품은 한을 살아생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은 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영원히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일본 정부에게 보다 적극적 자세를 촉구하는 이유”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를 공식 제기한지 두 달여만에 다시 일본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 것이다. 향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협력의 전제조건으로 위안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을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에 거듭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임기말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안정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금년 한 해는 국내외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시기다.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렵고, 국내적으로는 양대 선거가 예정돼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저와 정부는 중심을 잡고 국민과 약속한대로 일자리를 지키고 물가를 잡아 서민 생활을 편안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국가 존립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정책에 대해서는 확고히 원칙을 지켜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남발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잇따라 터진 측근·친인척 비리를 의식한 듯 “부정과 비리는 단호히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또 “양대 선거를 공저하고 엄정하게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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