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인 매튜 윌슨은 그가 백혈병 합병증으로 미국 보스턴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윌슨 전 교수는 1982년 동료 조지 켈링과 월간잡지 ‘애틀랜틱’에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발표, 미국에서 범죄예방 프로그램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건물주가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행인들이 관리를 포기한 건물로 보고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까지 모조리 깨뜨리게 되고 심지에 불을 질러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와 폭력 등의 강력범죄가 일어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깨진 유리창과 같은 작은 부분을 그대로 놔두면 도시 전체가 무법천지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미 치안당국은 이 이론을 토대로 대도시에서 범죄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해 큰 성과를 거뒀다.
뉴욕에서는 1990년대 검사 출신의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과 함께 취임한 브래턴 경찰국장이 절망적인 치안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 접근법을 도입했다.
뉴욕경찰은 경찰서별로 관할 지역에서 범죄가 전날보다 증가할 경우 하루 단위로 경찰서장의 책임을 묻는 이른바 ‘컴스탯(Compstat)’ 시스템을 도입하고 도보 순찰도 대폭 늘렸다.
‘삶의 질’을 내건 이 정책이 시행되자 과거 사소한 행위로 눈감아주곤 했던 지하철 무임승차나 지나친 구걸, 노상방뇨 등도 충분한 체포사유가 됐다.
당일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전날 강력범죄로 수배된 용의자일 가능성이 크고, 뒷골목의 노상 방뇨자는 다른 범죄를 앞두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가설이 전제된 정책이었다.
경범죄에 지나치게 강경 대처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뉴요커들은 이 정책을 환영했고 ‘범죄와의 전사’라는 별명이 붙은 줄리아니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실제로 줄리아니의 재임기(1994∼2001년)에 뉴욕의 강력범죄가 크게 줄었다. 이후 로스앤젤레스(LA) 경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브래턴은 LA의 범죄율도 떨어뜨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제도가 지나친 성과주의로 흐르면서 가혹행위가 늘었고 유색인종이나 빈곤층에 대한 차별적 법집행이나 범죄 통계의 조작 등의 부작용이 컸다는 지적도 받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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