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롬니 승리 선언 안하는 미국 언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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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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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미국= 송지영 특파원) 공화당 전당대회서 자신을 대선 후보로 뽑아줄 대의원을 400명이나 넘게 확보, 현재 2위 릭 샌토럼 상원의원 보다 무려 두 배나 많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승리에 미국 언론들이 매우 인색하다. 일각에서는 이미 롬니의 후보 선출이 확실하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6일 슈퍼 화요일 경선 10개 주(states) 중에서 무려 6개를 이긴 롬니는 월스트리트저널(WSJ)로부터 “샌토럼과 승부를 반반씩 나누어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언론인 폭스 뉴스는 “공화당 경선 승자 관측이 더욱 어려워졌고 승부는 더욱 지연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남부 지역 언론은 “슈퍼 화요일 경선으로 샌토럼이 충분히 롬니에 겁을 주었으며 도덕적인 승리는 샌토럼이 했다”고 오히려 샌토럼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롬니의 경선 승리를 인색하게 보도하고 있다.

그러면 지금 현재 롬니의 경선 승리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인트레이드(Intrade)의 분석에 따르면,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대의원수 1144명중 약 40%를 확보한 롬니의 경선 승리 가능성은 무려 86%나 된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얻은 대의원수와 앞으로 주별 경선 결과를 예측해 분석해 집계한 것이다. CNN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롬니는 458명, 샌토럼은 203명, 뉴트 깅리치는 118명, 론 폴은 66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2위 샌토럼은 몇 퍼센트 이길 가능성이 있을까. 인트레이드에 따르면 3.2%다. 이 정도면 롬니의 경선 승리가 확실한 상황이다. 물론 이같은 확률에서도 포커 판에서는 마지막 히든 카드에서 승부가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롬니와 샌토럼이 앞으로 각각 이길 경선 지역은 거의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고 나머지 일부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에서만 승부가 갈릴 텐데 언론들은 왜 롬니의 승리 선언에 인색할까.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우선 언론이 본질적으로 싸움 구경과 뉴스 거리를 원하기 때문이란다. 승부가 싱겁게 끝나버리면 더 이상 흥미진진한 보도거리가 없고, 나아가 겉으로는 밝히지 않지만 언론사의 광고 수입이 줄어든다. 슈퍼 팩(Super Pac) 등을 비롯해 경선 과정 동안 각 후보를 지지하는 그룹들의 광고비 지출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보수 언론이 롬니를 싫어하는 것도 한 이유다. 롬니는 계속 지적받았던 것처럼 정통 기독교로 평가받지 못하는 몰몬교 신자다. 특히 개신교 측에서는 몰몬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보수 언론이 이같은 입장을 잘 대변해 샌토럼이나 깅리치가 경선을 이기기를 바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롬니는 지난 2008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경선 승리 궤적보다도 사실 앞선다고 한다. 이번 경선부터 많아진 득표비율에 따른 대의원 배분 때문에 롬니는 필요한 대의원의 40% 정도 밖에 얻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까지는 승자 독식 대의원 제도가 지금보다 많았기 때문에 비슷한 일정 기준으로 1위 후보의 대의원수가 지금보다 많았다.

롬니는 10일(현재시간) 와이오밍의 카운티 코커스를 비롯해 버진 아일랜드, 괌, 노던 마리아나 아일랜드 등 미국령 군도 경선에서 승리했다. 반면 샌토럼은 롬니가 유세를 하지 않은 보수 지역 캔사스에서 승리를 차지했고 12일 대표적인 보수 지역, 미시시피와 앨라바마에서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이날 경선 결과 롬니가 샌토럼 보다 더 많은 대의원을 확보해 1,2위차는 더 벌어졌다.

만일 미시시피와 앨라바마 한 곳에서라도 롬니가 이긴다면 샌토럼은 지금도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는 추격의 발판을 완전히 잃는 셈이다. 진정 보수를 표방했는데 이들 지역에서 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예상 밖으로 미시시피에서 샌토럼에 앞서고 있다고 한다. 깅리치가 변수이긴 하지만 깅리치는 설사 이 지역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절대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없는 인물이다. 이번주 과연 언론의 롬니 승리 선언이 나올 것인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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