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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테마주에 홀린 개미들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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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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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빠지고' 작전세력에 '먹히고' 임원에 '속고'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테마주에 올라타 재미 좀 보겠다는 개미들의 욕망의 끝은 비참했다. 작전세력에 속아 주가가 빠지면서 순식간에 종자돈을 잃은 개미들은 관계사 임원들의 고점매도에 눈물 흘리다가 이제는 횡령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겪게 됐다.‘묻지마 급등’에 대박을 노렸던 투자자들이 작전세력에 오른쪽 뺨을 맞고 각 회사 임원들에게도 뺨을 맞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11일 어울림정보통신·어울림네트웍스·어울림엘시스는 지난 8일 횡령·배임설, 가장납입설, 분식회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으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이 접수된 사실은 확인했으나, 현재 조사가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아직은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횡령ㆍ배임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곧바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된다. 이런 상황이 되면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을 팔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울림엘시스의 설진연 사장은 지난달 21일 141만주 이상을 팔았고, 경영지원본부장인 박동혁 이사도 지난달 27~28일 사이에 221만주 이상을 순매도했다. 결국 이들 회사의 임원들이 개미들을 골탕 먹이고 본인들은 재미를 본 것이다.

임원들이 개미들을 골탕 먹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말부터 올들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정치테마주들도 고점에서 임원들이 보유주식을 줄줄이 내다 팔아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의 극치라는 비난을 겪었다.

정치테마주 70곳을 살펴본 결과 테마주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39곳이 최대주주나 임원진이 주식을 매각했다. 박근혜 테마주로 불리는 아가방컴퍼니 대주주들은 잇따른 지분매각을 통해 20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뒀고,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바른손의 대주주들도 1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겼다.

다른 테마주의 일부 최대주주들은 심지어 고점매도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고, 이후 저가의 신주인수권으로 지분을 다시 채우는‘얌체 행위’까지 일삼았다. 일부 정치테마주 기업에서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틈을 타 유상증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개미들은 시장의 '큰 손' 작전세력에게도 농락을 당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9일 적발한 정치테마주 작전세력들은 상한가 매수주문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이후 개미 투자자들이 추격매수에 나서면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올리는 전형적인 '상한가 굳히기' 수법을 이용했다고 한다. 여러 정치테마주를 골라 올린 시세차익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들이 얻은 차익은 결국 개미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언젠가 정치테마주는 폭락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개미들은 그저‘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폭탄돌리기에 참여했다”며 “개인 투자자들도 대부분‘한탕’을 노린 투자였기 때문에 누굴 탓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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