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0대 기업과 부자들- 5> 말단에서 회장까지, 메이디그룹 팡훙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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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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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지난 2009년 8월 창업자이자 전(前) 회장인 허샹젠(何享建)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중국 대형 가전업체 메이디(美的)의 지휘봉은 지금의 팡훙보(方洪波) 회장이 거머쥐게 된다.

팡훙보는 1967년 안후이(安徽)성 쭝양(<木+從>陽)현에서 태어났다. 이후 1987년 화둥(華東)사범대학 사학과를 졸업한 뒤 둥펑(東風)자동차 후베이(湖北) 낭판(囊樊) 공장에서 5년간 근무했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불과 17년만에 그룹 최고 지위까지 오른 팡 회장은 업계에서는 전설로 통한다. 이례적인 쾌속 승진에 메이디 내부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올라왔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다.

팡훙보가 메이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2년 메이디가 본격적으로 발전가도를 달리기 시작할 무렵이다. 둥펑자동차를 떠나 광둥(廣東) 순더(順德)의 메이디그룹 회장실에 입사한 팡이 가장 먼저 맡은 업무는 사내 잡지를 발간하는 것이었다. 원고 작성에서 청탁, 편집을 책임지고 임원 연설문 및 보고서까지 작성하면서 메이디를 이해하고 분석했다.

사실 회장실에 근무하며 최측근에서 허샹젠 전 회장을 보좌한 경력은 팡에게 있어 기회이자 위기의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회장과 가깝게 있으니 장점만큼 단점도 빨리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팡은 그러나 성실하지만 대담한 성격과 철저한 업무력을 인정받으며 1995년 메이디 광고회사 경리가 되었다.

특히 팡이 1995년 제작한 광고는 그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되었다. 팡은 당시 신비주의 컨셉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궁리(鞏悧)를 섭외해 메이디 전속모델로 출연시키면서 전국에 ‘메이디’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광고에 사용된 ‘메이디’ 회사명을 100% 활용한 ‘미적생활, 미적향수(美的生活, 美的享受)’는 그당시 최고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참신한 광고로 허 회장에 깊은 인상을 남긴 팡회장은 허 회장의 강력한 지지를 얻으며 1997년 메이디 주력사업부문인 에어콘 사업부문의 국내 판매 책임자로 부임했다. 당시 메이디 에어콘은 춘란(春蘭) 화바오(華寶) 거리(格力) 등 경쟁상대에 밀려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해있었다. 심지어 순더시정부는 커룽(科龍)에게 메이디 에어콘을 인수토록할 계획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에어콘의 책임자 선발을 놓고 메이디 내에서도 논란이 많았지만 허 전회장은 팡훙보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팡은 위기타파를 위해 '마케팅으로의 전환, 고객니즈 맞춤으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전략수정으로 보이지만 당시만해도 작은 향진(鄕鎭)기업에 불과했던 메이디로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었다. 팡은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전국의 구인시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마케팅 전문인력팀을 구성하고 1998년 중국에서 '에어컨 전쟁'의 서막이 오른 뒤에는 이들을 전국각지에 파견했다. 그리고 그 해 90만대 판매, 판매증가율 200%를 달성하며 업계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던 메이디 에어콘은 이를 계기로 무서운 성장속도를 내며 업계 1위를 향해 내달렸다. 팡훙보 역시 능력을 인정받으며 2000년 에어콘부문 사장으로 취임했다.
메이디그룹 전체 판매수익의 60%를 창출하며 6개 사업부문 중 규모가 가장 큰 에어콘을 책임지던 팡훙보는 '최대 영주'답게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며 메이디그룹 부회장을 거쳐 2009년 메이디 회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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