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8살 흡연 소년, 하루 두 갑 뻐끔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고작 8살배기 남자 아이가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운다는 소식이다. 이를 두고 정부의 금연 및 어린이 보호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인도네시아 관영 안타라통신 보도를 보면 어린이보호위원회(KPAI)는 정부의 담배산업 규제가 실패했다면서 서부 자바주 수카부미에 사는 일함(8)이라는 소년의 사례를 공개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네 살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일함은 현재 하루 두 갑을 피운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담배를 주지 않으면 화를 내며 난폭한 행동을 한다”며 “이젠 학교에도 가지 않으려 하고 온종일 담배를 피우면서 놀기만 한다”고 했다.

아리스트 메르데카 시라이트 KPAI 위원장은 “흡연자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담배업계가 젊은 층을 공격적으로 공략하는 탓”이라며 일함의 사례는 정부의 담배산업 규제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유아 청소년 흡연문제가 심각하다. 2010년에는 남부 수마트라 주에 사는 20개월 된 아기가 담배를 하루 두 갑씩 피우는 모습이 유튜브에서 전 세계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보면 인도네시아 국민의 흡연율은 54%로 지난 40년간 6배나 증가했다. 흡연으로 사망한 인구는 매년 40만명에 이르고 간접흡연 사망자도 2만5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흡연율 줄이기에 부심이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체 가구의 절반 가량이 극빈층인 이 나라에서 담배 값이 가계지출에서 식량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빈곤층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