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남 사천경찰서는 폭력서클을 조직, 중학생들에게 금품을 갈취토록 시키고 이를 상납 받은 혐의(상습 공갈)로 L(19ㆍ고교 중퇴)군을 구속하고, A(16ㆍ중학교 중퇴)군 등 2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의 금품 갈취에 가담한 14세 미만 촉법소년 9명은 학교 측에 통보, 자체 조치토록 했다.
구속된 L군은 지난해 3월께 A군과 K(17ㆍ고등학교 휴학)군 등 4명과 함께 '00이와 아이들'이란 폭력 서클을 조직하고 H(14ㆍ사천 모 중학교 1년)군 등 9명에게 매일 3만~10만원씩을 상납하도록 해 1년여 동안 28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H군 등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L군 등에게 돈을 갈취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H군 등은 L군 등에게 상납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중ㆍ고생 130여명으로부터 피라미드식으로 돈을 조달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그 과정에서 A군과 K군은 따로 1000만원을 챙겼다.
L군은 지난 1월께 H군 등에게 12일 동안 금을 모아오도록 시켜 부모들의 결혼반지 등 440만원 상당의 금붙이를 상납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L군 등은 H군이 상납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도망을 다니자 붙잡아 주먹과 막대기로 폭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L군 등이 '선배를 만나면 90도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는 등 조직폭력배를 모방한 행동수칙을 만들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동급생들이 돈을 주지 않으면 교실 뒤편이나 학교 화장실 등에서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때리면 다른 친구들이 겁을 먹고 돈을 준다는 등 갈취 방법까지 교육했다.
서클 소속 6명은 조직폭력배처럼 몸에 문신을 새겼으며, 그 중에는 중ㆍ고등학생 2명도 포함됐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H군의 부모로부터 아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무서워하고 지갑에 넣어둔 현금이 없어진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 범행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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