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청와대에 매월 280만원 상납했다"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민주통합당은 14일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특수활동비 중 280만원을 매월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상납했다면서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또 장 전 주무관은 2010년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으로부터 ‘입막음용’으로 2000만 원을 전달받았다가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명박 정권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장 전 주무관의 녹취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위가 공개한 장 전 주무관의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공직윤리지원관실에 근무하기 시작한 2009년 8월부터 민간인사찰 사건이 터지기 전인 2010년 7월 까지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책정된 특수활동비 중 280만원을 청와대에 상납했다.
　
이 전 비서관에게 200만원, 조재정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50만원, 최종석 전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에 30만원 등 총 280만원을 상납했다는 것.
　
장 전 주무관은 "전임자로부터 인계를 받아 상납을 했기 때문에 2008년 7월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생긴 직후부터 2년 동안 상납을 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또 장 주무관은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이 2000만원을 건내면서 “이 비서관님께서 어렵게 마련한 돈이니까 꼭 좀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차에 돈을 두고 내리니 “안 받아가면 돌아가서 뭐라고 말하겠냐”고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8월8일에도 신길역 근처 포장마차에서 안면이 있었던 A씨가 “이 비서관이 마련해 주신 건데, 정말 다른 뜻 없고 자기가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아무 걱정없이 받아서 써라”라며 돈을 건네다고 했다.
　
장 주무관은 두 세시간 동안 사양하다 이를 받아 보관하다가 나중에 돌려줬다. 그는 “이영호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 하고 싶었던 맘도 있었고, 좀 혹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특위는 "이 전 비서관 등은 2년 동안 특수활동비를 횡령한 것이고, 예산회계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공직윤리관실의 불법민간인 사찰에 깊이 개입하였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최 행정관, 조 행정관, 이 비서관 및 권재진 민정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의 불법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과 예산횡령에 대해 즉각 수사해 그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재수사를 압박했다.
　
장 전 주무관은 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사찰한 사실이 밝혀지자 상관인 진 전 과장의 지시를 받고 사무실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4개에 디가우징(자력을 이용해 컴퓨터 자료를 복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 작업을 하는 등 증거를 없앤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진 과장은 장 주무관에게 증거인멸 지시·공모한 자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으나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