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결렬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 등 잠재적 인수 후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사태 추이를 살피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MBC는 지난해 10월 여의도 사옥 부지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홍콩계 헤지펀드 젠투파트너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지난 2월 말 본계약을 맺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양측의 합의 하에 본계약 체결 시한이 4월 말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젠투파트너스는 해당 부지를 5000억원가량에 매입한 후 연면적 21만4877㎡(6만5000평) 규모의 비즈니스 센터를 신축할 예정이었다.
비즈니스 센터는 오피스 빌딩 2개동과 주상복합건물 1개동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1개동의 선매입 계약이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고위 인사는 “건물 팔 곳을 미리 정해놓고 계약을 체결키로 했는데 신축되는 건물 중 한 곳의 매각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새마을금고와 신한은행 등 이해관계자들의 태도도 소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젠투파트너스에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새마을금고는 오피스 빌딩을 매입해 현대증권 등에 임대할 계획이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협상이 완료돼 밑그림이 나오면 건설 비용 대출과 건설 매입 등을 검토하려고 했으나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해 일단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4월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금융 자문 및 주선 업무를 담당키로 했던 신한은행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본계약이 체결되면 자금 차입을 위한 금융주선에 나설 계획”이라면서도 “금융 주선을 위한 선행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젠투파트너스와 매각 주간사인 신영에셋은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영에셋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추가로 논의해야 할 부분들이 생겨 시간이 지연되고 있지만 협상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며 “4월 말까지는 충분히 매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합사옥 건립을 위해 MBC 여의도 사옥 부지에 관심을 보였다가 매각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던 국민은행은 협상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협상이 결렬돼 MBC가 재입찰에 나선다면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며 “다만 현재 국내 경제나 금융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실제 참여 여부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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