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영국 BBC 방송 보도를 보면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유일한 외국인 변호사로 일하면서 제대로 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여성과 외국인을 돕고 있다. 그는 2008년 미 국무부와 함께 현지 변호사들의 직무훈련을 도우려고 아프간에 처음 발을 디뎠다. 아프간의 사법 체계는 모틀리가 경험해 온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많은 아프간 피고인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고 심지어 법정에서 스스로 변론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프간 법정은 많은 패해자들이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아예 없는 상황에서 유죄 선고를 받는 일이 잦다. 그는 “법조계에 부패가 만연하다”며 “사람들이 가벼운 형을 선고받으려고 뒷돈을 대는 게 예사”라고 말했다.
모틀리가 지난해 변호를 맡은 굴나즈라는 여성은 사촌의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간통죄를 적용받아 징역을 살아 왔다. 모틀리는 이 사건을 법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느끼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을 신청했다. 그는 “당시 주변에선 사면 요청을 만류했지만 결국 사면을 얻어냈다”고 했다.
모틀리는 ‘세계에서 여성이 가장 살기 힘든 국가’로 꼽히는 아프간에서 사법 현실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동시에 아프간에선 눈엣가시였다. 그는 강간, 살해 협박을 암시하는 익명의 이메일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는 이런 협박을 받으면서도 아프간에 남아 있는 이유로 “이곳은 내 도움을 가장 절실한 곳”이라고 답했다고 미국 ABC가 전했다.
미 공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자란 그는 8년간 미국 국선 인권 변호인으로 일했다. 모틀리는 어린 시절 보험사와의 소송에서 부당함을 겪으면서 변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전역 군인인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을 때 보험사는 의료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당시 어려워진 집안 형편을 돕고자 그는 신문배달로 번 돈을 살림에 보태기도 했다. 그는 마케트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2004년엔 위스콘신주 미인대회에 참가해 우승한 이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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