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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섭교수 "모노크롬 아니다. 한국의 단색화는 단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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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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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미술관 초빙큐레이터 '한국의 단색화전' 기획 <br/>'Dansaekhwa' 고유명 영문표기' 한국미술 브랜드' 탄생 주목

15일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의 단색화'전 기자간담회에서 윤진섭 초빙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모노크롬이 아니다. 단색화다. 순수한 단색추상화만으로 이뤄진 이 전시는 서구의 미니멀아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 '한국의 단색화'전 초빙큐레이터로 참여한 윤진섭(호남대)교수는 '단색화'로 명명된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고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단색화'전시는 1970년대 초반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미술사조로 자리잡은 '한국의 단색화'를 집중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들은 그동안 모노크롬회화, 모노톤회화로 알려졌지만 이 전시를 통해, 우리정신과 얼이 깃든 '단색화'로 명명, 미술사적으로 기록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교수는 "이 때문에 이번 전시명은 모노크롬이란 영어표기명이 아닌 '단색화'란 고유명을 쓰고 영어로도 Dansaekhwa로 공식적으로 표기한다"며 "일본의 모노하가 세계적인 언어가 됐듯이 이번전시를 통해 단색화가 한국미술의 브랜드로 탄생할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모노크롬화와 '한국의 단색화'의 차이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보이듯 한가지색으로만 칠해진 그림이 아니다. 갈색으로 보이지만, 갈색과 블루등 많은 색이 들어있다. 검은색도 그냥 검은색이 아니다."

윤교수는 "로버트 라이먼 애드 라인하르트등을 중심으로 서구의 모노크롬 회화가 시각중심적인 사고라면 한국의 단색화는 끈질긴 자기와의 싸움, 행위의 반복"이라고 설명했다.

"서구의 미니멀 작가들이 그리드(격자)에 기반을 둔 논리적 작업을 한 것과 달리 한국의 단색화가들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정신적이며 초월적인 상태를 지향했다."

 윤교수는 "단색화가들은 몸이 도구로서 한가지 재료로 평생 수행하듯이 그림을 그려오고 있어 서구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서구의 작가들이 플렉시 글라스등 다양한 산업재료를 사용하거나, 아이디어의 제시에 그치고 정작 작품제작은 공장에 맡겼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

한국의 단색화는 서구의 미니멀회화, 모노크롬과 다르다고 설명하는 윤진섭교수. 한가지색을 써 단색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윤교수는 "단색화작가들에게 보이는 또하나의 특징은 촉각성"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단색화가들은 자연을 다치지 않게하고 자연과 동화된 한국의 독특한 자연관을 바탕으로 외경심을 갖고 대지를 대하는 우주적 사고가 깃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품들은 평면적이고 깔끔한 시각적 특징을 보이는 서구의 미니멀회화와는 다른 모습이다. 닥을 소재로한 풍부한 물성의 세계, 수행으로서의 정련된 작품, 배압법을 이용한 중성색 작품, 신문지에 볼펜과 연필을 이용해 새카맣게 칠하는 검은 그림등 정신을 추구한 흔적이 녹아들어 있다.

"서구의 미니멀리즘이 70년대에 종언을 고한 것과는 달리 한국의 단색화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윤교구는 "한국의 단색화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번 전시는 자기의 표현술을 찾아간 끈질긴 자기와의 싸움을 벌인, 한국의 단색화 작가들이 40년에 걸쳐 이룩한 마음의 풍경을'발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는 내로라하는 국내 단색화 작품이 모두 모였다. 그야말로 단색화 전시의 결정판이다. 
 
 김환기 곽인식 박서보 이우환 정창섭 윤형근 하종현등 17명의 전기 단색화 작가와 이강소 문범 이인현 김춘수 노상균등 14명의 후기 단색화 작가의 15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5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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